"난 지구사령관이다"... 주운 가스총으로 강도질 70대 황당 변명

입력
2023.06.18 11:01
4년간 몰래 보관하다 범행
징역 3년+치료감호

우연히 주운 가스총으로 강도질을 한 70대가 실형을 선고 받았다.

18일 청주지법 형사11부(부장 김승주)는 준특수강도, 총포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A(71)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치료감호를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6일 오후 충북 청주의 한 가게에 몰래 침입해 소주와 음식물을 훔쳐먹다 주인에 발각되자 가스총을 3번 발사하고 도주했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을 향해서도 가스총을 발사했다. 다행히 가스총에 장전된 탄은 공포탄이라서 부상자는 없었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2018년 충북 옥천에서 분실 신고된 가스총을 습득해 몰래 소지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난 지구사령관이어서 가스총을 자동으로 지급 받았다. 별도의 소지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며 황당한 주장을 했다.

재판부는 "범행 도구와 경위 등을 볼 때 죄질이 좋지 않고 피해자들과 합의하지 못했다”며 “다만 정신질환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한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청주= 한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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