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북서부 구자라트주(州)에 상륙한 대형 사이클론 ‘비파르조이’로 인해 수십 명의 사상자가 나왔다고 미 CNN방송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비파르조이는 인도양 북부 아라비아해로 북상하며 규모가 커졌고, 전날 밤 파키스탄과 국경을 접한 인도 구자라트 해안에 상륙했다. 앞서 비파르조이는 지난 2021년 이후 인도 서부와 파키스탄에 상륙하는 가장 강력한 사이클론이 될 거라는 관측과 함께 벵골어로 '재난'을 뜻하는 이름이 붙었다.
비파르조이의 최대 풍속은 140㎞로, 구자라트주에서만 500여 그루의 나무와 전신주가 뽑혀 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마을 약 940여 곳에서 정전이 발생하고 주택 지붕이 날아가는 등의 피해가 이어져 이 지역 공항과 열차 운행도 중단됐다.
바람과 홍수로 인해 다친 사람만 수십 명에 사망자도 나왔다. 이날 2명의 사망자가 추가로 파악되며 이번 사이클론으로 인한 인도 내 사망자는 9명으로 집계됐다. 이번 주 소년 4명이 뭄바이 해변에서 익사했으며, 구자라트에선 강한 바람 때문에 벽이 쓰러져 3명이 사망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지난주 비파르조이의 접근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인도와 파키스탄 당국은 발 빠른 대비에 나섰다. 인도 국가재난대응군(NDRF) 등 구조 지원 인력이 파견됐고, 구자라트 주민 9만4,000명도 대피시켰다. 구자라트와 가까운 파키스탄에서도 해안가의 쇼핑몰과 기업이 문을 닫았으며, 8만2,000명이 사이클론을 피해 피신했다.
다만 비파르조이는 상륙 후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기상청(IMD)은 "비파르조이의 최대 풍속이 105∼115㎞로 느려졌다. 인근 라자스탄주로 이동하며 세력이 더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과정 중 많은 비가 내려 홍수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IMD는 덧붙였다.
이번 사이클론을 두고 점점 심각해지는 기후위기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CNN은 홍콩중문대 연구를 인용해 “아시아의 사이클론은 이번 세기말까지 100년 전보다 2배의 파괴력을 가질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