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적인 질 출혈…"자궁내막암, 2030년에 2배 이상 증가"

입력
2023.06.16 17:20
대한부인종양학회, 6월을 '자궁체부암의 달'로 정해

여성이 임신했을 때 여성 9개월 동안 태아를 품고 있는 자궁 체부(體部)에 생긴 악성 종양을 ‘자궁체부암(자궁내막암이 90% 정도)’이라고 한다.

자궁체부암 환자는 3만3,785명(2020년 암등록통계)으로 지난 2002년(927건)과 비교해 3배 이상 늘었다. 2020년에 새로 진단된 자궁체부암 환자는 3,492명으로 3대 부인암(자궁경부암, 난소암, 자궁체부암) 가운데 가장 많았다.

대한부인종양악회는 지난 15일 가진 간담회에서 “자궁체부암 환자가 2030년에는 7,000명, 2040년엔 1만4,000여 명으로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궁체부암은 자궁경부암과 난소암과 함께 3대 부인 암으로 불리지만, 질환 인지도는 아주 낮은 편이다.

자궁체부암 중에서도 몸통 가운데 내벽에 암세포가 생기는 자궁내막암은 자궁체부암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자궁내막암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비정상적인 질 출혈과 복부⋅골반 통증과 압박감 등이 있다.

이방현 대한부인종양학회 정보통신위원장(인하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은 “자궁내막암은 동양보다 서양에서 발생률이 높았지만 서구화된 식습관, 출산 기피로 국내 자궁내막암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자궁내막암은 출산 경험과 모유 수유를 하지 않으면 발생률이 높다.

민경진 대한부인종양학회 부사무총장(고려대 안산병원 산부인과 교수)은 “최근 5년 동안 국내 자궁체부암 환자 증가율을 대입하면 환자는 올해 3,800명, 2030년에 7,000명, 2040년 1만4,000여 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자궁내막암 치료는 자궁을 절제하는 수술과 항암 치료를 병행한다. 자궁을 전부 절제하므로 수술 자체는 비교적 쉽지만, 자궁을 절제하면 임신과 출산이 불가능해지므로 20~30대 젊은 환자 치료가 어렵다.

이방현 위원장은 “최근 자궁체부암 환자 가운데 40대 미만 여성 비율이 11%를 차지하며 저출산 요인이 되고 있다”고 했다.

자궁내막암은 질 출혈 등의 증상이 있기에 환자의 72%가 조기 진단받는데 조기에 수술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초기 환자의 5년 생존율은 97%로 예후가 매우 좋다. 하지만 암 수술 후 재발했거나, 말기 자궁내막암 환자의 5년 생존율 20% 미만에 그친다.

민경진 부사무총장은 “국내에서는 자궁내막암 환자들에게 세포 독성 항암제를 표준 치료로 권고하지만, 수술 후 암이 재발했거나 특정 유전자(dMMR/MSI-H)가 있는 환자는 면역 항암제 치료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민 부사무총장은 이어 “세포 독성 항암제와 면역 항암제를 병용 투여해 환자들의 생존율을 개선할 수 있다는 해외 연구 결과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고 했다.

김재원 대한부인종양학회 회장(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은 “1980년대만 해도 자궁체부암 환자는 보기가 힘들었지만, 지금은 부인 암 가운데 환자 비율이 가장 높다”며 “환자도 가파르게 늘고 있지만, 면역 항암제 등 좋은 치료법이 나오고 있어 재발성 진행성 암 환자 치료도 가능해진 만큼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영우 국립암센터 연구소장은 “자궁체부암은 조기 발견해 수술하면 예후가 좋은 병인 만큼 정기검진 중요성을 알리고, 꾸준한 운동과 건강한 생활 습관을 알려 나가야 한다”고 했다.

한편 대한부인종양학회 자궁체부암 인식을 높이기 위해 6월을 ‘자궁체부암의 달’로 정하고, 자궁체부암 제대로 알리기와 조기진단 및 치료를 위한 대국민 인식 제고에 나설 계획이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