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골프투어(JTGO) 비거리 1위 가와모토 리키(23)가 한일 거포 대결에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장타왕 정찬민(24)에게 완승을 거뒀다.
가와모토는 16일 일본 지바 이스미 골프클럽(파73·7,265야드)에서 열린 KPGA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총 상금 10억 원) 2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3개로 4언더파 69타를 적어냈다. 전날 2언더파 71타로 공동 52위에 자리했던 가와모토는 중간 합계 6언더파 140타로 순위를 30계단가량 끌어올려 여유 있게 컷 통과했다.
반면 가와모토와 이틀간 동반 라운드를 펼친 정찬민은 이날 버디 없이 보기만 4개를 범해 4오버파 77타로 마쳤다. 전날 이븐파 73타를 기록했던 그는 1, 2라운드 합계 4오버파 150타로 컷 탈락했다.
비슷한 연령대의 한일 장타자 대결은 이번 대회 최고 관심사였다. 올해 5월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코리안투어 데뷔 첫 승을 신고한 한국의 ‘욘 람’ 정찬민은 평균 드라이브 거리 부문 324.57야드로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일본 투어에서 지난해 2승을 수확한 가와모토 역시 올해 평균 317.85야드로 비거리 1위다.
수치로만 볼 때는 정찬민이 더 멀리 샷을 날리지만 이 대회에선 정교함까지 장착한 가와모토가 웃었다. 이날 11번 홀(파3)과 12번 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잡은 가와모토는 14~16번 홀(이상 파4) 3연속 보기를 범해 흔들렸지만 17, 18번 홀(이상 파5)에서 다시 버디 2개를 추가했다. 후반 1번 홀(파4)도 버디로 출발했고, 4번 홀(파3)과 5번 홀(파)도 기분 좋게 버디로 장식했다.
가와모토는 2라운드를 마친 뒤 “실수가 많아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면서 “그래도 후반에 버디를 좀 잡아서 다행”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정찬민과의 장타 대결에 대해서는 “비거리가 정말 대단하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그러면서도 “나 역시 장타로는 자부심이 있다”며 “이번 코스는 OB(아웃 오브 바운즈)가 자주 나올 수 있어 방향성이 정말 중요했다. 내 플레이를 열심히 하려고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정찬민과 함께 라운드를 돌며 친분도 쌓았다는 가와모토는 “나이가 비슷해서 편하게 대화를 많이 나눴다”며 “정찬민이 일본어를 조금 할 줄 알더라. 영어를 섞어 날씨나 운동 방법 등을 얘기하면서 즐겁게 플레이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