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도발 다음 날 美 핵잠수함 부산 왔다... '워싱턴 선언' 이행

입력
2023.06.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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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호크 순항미사일 탑재 미시간함 방한
'전략자산 정기 전개' 워싱턴 선언 현실화

북한이 탄도미사일 도발을 재개한 다음 날 미국 핵추진 잠수함이 부산에 입항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지난 4월 한미 정상 간 '워싱턴 선언'에서 합의한 미 전략자산의 정기적 한반도 전개가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16일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미 해군 오하이오급 핵추진순항미사일잠수함(SSGN) 미시간함이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했다. 미국 SSGN의 방한은 2017년 10월 이후 약 6년 만이다.

미시간함은 길이 170.6m, 너비 12.8m, 수중배수량 1만8,000톤급 이상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잠수함 중 하나다. 사정거리 2,500km에 달하는 150여 발의 토마호크 미사일로 무장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특수전 요원을 태우고 특수작전 임무도 수행할 수 있다. 미시간함은 당초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전략핵잠수함(SSBN)으로 지난 1982년 취역했으나 2007년 SSGN으로 개조됐다.

미시간함 방한을 계기로 한미 해군이 연합 특수전 훈련을 실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대응할 수 있는 특수전 수행능력과 상호운용성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국방부는 밝혔다.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해 우리 해군과 다양한 친선교류 활동도 병행한다.

김명수 해군작전사령관(중장)은 "미국 SSGN의 방한은 지난 4월 워싱턴 선언에 담긴 '미국 전략자산의 정례적 가시성을 제고한다'는 합의사항을 실질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것"이라며 "힘에 의한 평화를 구현하고자 하는 한미동맹의 압도적인 능력과 태세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발표한 워싱턴 선언은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강화하기 위해 SSBN을 한반도에 정례적으로 전개하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이번에 방한한 미시간함은 핵무기를 탑재하지 않고 있어 워싱턴 선언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도 있다. 다만 미시간함이 탑재할 수 있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중 일부에 핵탄두가 탑재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군 관계자는 "워싱턴 선언에서 언급한 미국 전략자산의 정례적 가시성 제고는 SSBN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하이오급 SSGN 역시 토마호크 미사일 150여 발을 탑재한 전례 없는 타격능력과 특수전작전 능력을 제공하는 전략자산"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SSBN의 전개도 필요한 시기에 이뤄질 것이며, 이번 SSGN 전개 역시 전략자산의 상시 배치 수준과 같은 맥락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 전략자산 B-52 4대 괌 전개

한편, 미국의 대표적 전략자산인 B-52 전략폭격기 4대가 14일 밤(현지시각) 태평양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재배치됐다. 지난 3월 말 괌에 배치돼 한국 공군과 연합훈련을 마치고 미국 본토로 복귀한 지 두 달 반 만이다. B-52 폭격기가 괌에 전개되면 미 태평양공군사령부는 전개 후 5~10일 후에 공개했던 전례와 달리 이번엔 전개 당일 공개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전보다 잦은 전략자산의 한반도 주변 전개와 이에 대한 가시성을 극대화하면서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약속을 명확히 하겠다는 한미 간 합의의 구체적 이행으로 해석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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