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리아 환자 작년보다 3.3배 증가…경기북부 최다

입력
2023.06.15 15:06
올해 누적 173명… 파주, 김포, 연천서 많아
4월 초여름 날씨와 잦은 비에 모기 기승

최근 접경지역 일대에서 말라리아 환자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4월부터 찾아온 초여름 기온과 잦은 비에 모기가 일찌감치 기승을 부린 결과다.

1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국내 말라리아 환자는 17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3명)과 비교해 3.3배(120명)나 늘었다. 올해 누적 환자의 3분의 2가량은 5월 21일 이후 발생했다. 직전 주까지는 말라리아 환자가 10명 안팎에 불과했다.

말라리아는 열원충에 감염된 모기가 사람을 물어 전파되는 모기매개감염병으로 오한과 고열, 발한 후 해열 등이 48시간 주기로 반복된다. 국내에서는 매년 400명 정도의 환자가 발생하고 총 환자의 90% 이상이 모기가 활발히 활동하는 4~10월에 집중됐는데, 올해는 이상고온으로 예년보다 모기의 활동이 앞당겨지며 환자 증가 속도도 빨라졌다.

지역별로는 경기(67.2%), 인천(10.9%), 서울(10.2%), 강원(5.1%) 순으로 환자가 많이 발생했다. 역학조사 결과 말라리아 추정감염지역은 경기북부(파주시, 김포시, 연천군), 인천(강화군), 강원(철원군) 순으로 나타났다.

질병청은 위험지역에서 30일 이내에 2명 이상 증상이 발생하고, 환자 거주지 간 거리가 1㎞ 이내일 경우 군집추정사례로 분류하는데, 현재까지 군집추정사례는 경기 9건, 서울 1건이다. 이 중 3명 이상의 군집추정사례가 발생한 경기 파주시 및 김포시에는 경기도가 이달 1일 '말라리아 경보'를 발령한 바 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감염 위험지역에 거주하거나 해당 지역에서 야간활동 시 말라리아 예방수칙을 준수해야 하고, 경보가 발령된 지역 거주자는 보건소에서 무료로 신속진단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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