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광주광역시장 취임 1주년(7월 1일)을 앞두고 광주 시내 거리 곳곳에 강 시장을 저격하는 현수막이 등장했다. 진보당 광주시당이 1월부터 고용 보장을 촉구하며 광주시청 1층에서 농성 중인 어린이집 보육 대체 교사 문제를 대하는 강 시장의 태도를 꼬집은 것이다.
진보당 광주시당이 12일부터 광주 전역에 내건 현수막은 모두 3종류다. '강기정 시장님! 1주년 축하받고 싶으면 보육 대체 교사 즉시 복직시키세요'. '강기정 약자불통! 보육 대체 교사 즉시 복직시켜라', '똑같다! 윤석열은 노동탄압! 강 시장은 부당 해고! 보육 대체 교사 즉시 복직시켜라' 등이다. 광주사회서비스원의 부당 해고로 더는 일할 수 없게 된 보육 대체 교사들은 1월 13일부터 민주노총 공공연대노조와 함께 고용 보장을 요구하며 광주시청 1층에서 숙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에 광주시는 기간제 근로자를 2년을 초과해 고용하면 무기 계약 근로자로 보는 기간제법에 따라 고용 기간을 연장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강 시장에게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이 현수막들 가운데 '약자불통', '똑같다'라는 표현이 유독 눈길을 끈다. 두 명사의 조합과 형용사로 이뤄진 이 짧은 문구는 다분히 진보당 광주시당의 시각을 반영한 것이다. 그런데도 이 현수막을 본 시민들 사이에선 "무릎을 치게 만드는 네이밍"이라는 뒷말이 적지 않게 나온다. 강 시장의 정체성을 단숨에 직관적으로 드러내는, 절묘한 문구라는 얘기다. 이처럼 "신통방통하다"는 반응이 튀어나온 데는 무엇보다 강 시장이 복합쇼핑몰 입점과 대규모 점포(광주신세계백화점) 확장, 풍암호수 원형 복원 문제 등 광주시 주요 현안을 두고 시민들과 불통하는 모습을 연출한 탓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진보당 광주시당 관계자는 "광주가 민주·인권·평화의 도시인데도 인권 감수성, 노동 감수성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며 "강 시장과 광주시는 노동위원회의 부당 해고 판결을 수용하고 부당 해고된 보육 대체 교사들이 복직돼 하루빨리 아이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