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인재 길러내길" 70대 여성 카이스트에 5억대 부동산 쾌척

입력
2023.06.1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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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고민한다면 내 얘기가 도움 되길"

70대 여성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해 달라며 자신의 전 재산인 5억 원대 부동산을 쾌척했다.

14일 KAIST에 따르면, 부산에 거주하는 박모씨가 지난달 30일 자신이 소유한 5억 원 상당의 부동산(2곳)을 KAIST에 유증(유언에 따라 증여) 절차를 마무리했다.

박씨는 상속재산을 KAIST에 기부한 사연을 뉴스로 접한 뒤, 2011년 처음으로 KAIST에 현금 5,000만 원을 기부했다. 과학기술 발전에 일조한다는 취지에 깊이 공감했기 때문이다.

박씨는 이후 KAIST의 활동과 발전상을 지켜보다 더 늦기 전에 자신의 전 재산을 정리하기로 결심하고, KAIST 발전재단에 본인 명의의 부동산을 사후 증여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박씨는 재단 측에 "KAIST가 고정된 시각이 아닌 남다른 생각으로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훌륭한 과학기술 인재를 길러낸다고 믿어 증여했다"며 "다른 사람의 기부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언젠가는 나도 해야겠다고 생각만 해오다 직접 실천에 옮기니 기대 이상으로 뿌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기부나 증여를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제 이야기가 마음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KAIST는 박씨의 이런 뜻에 따라 해당 부동산을 기초과학 인재 양성 사업에 활용할 계획이다.

KAIST 발전재단 관계자는 "박씨의 가족이 모두 유증에 찬성했다고 한다"며 "다만 박씨가 이름이나 사연이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아 특별한 약정식 행사 없이 기부자 자택을 방문해 유증을 위한 서류 절차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대전=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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