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빼앗긴 디스플레이 세계 1위 자리를 되찾기 위해 맞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정부와 손을 잡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미래 디스플레이 민·관 협의체'를 띄웠다고 14일 밝혔다. 이 협의체는 정부와 기업, 학계와 연구기관 등이 참여해 디스플레이 기술 확보 방법을 찾고 전문인력 육성과 연구개발(R&D) 정책 방향을 논의한다.
이날 서울 강남구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협의체 출범식에는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디스플레이 기업들과 국가과학기술연구회, 한국정보디스플레이학회,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관계자 100여 명이 참여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디스플레이 분야는 우리 민간의 우위 역량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 1위를 지켜왔지만 2021년 중국의 추격으로 세계 2위로 밀려났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가 반도체, 이차전지와 함께 대표적 국가미래전략기술인 만큼 빼앗긴 자리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 특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도 중국과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며 "세계 1위 수준의 디스플레이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디스플레이 핵심기술 확보 전략인 '미래 디스플레이 R&D 추진전략'도 발표됐다. ①초실감, 융‧복합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 ②OLED 등 우위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원천기술 개발 ③개방형 혁신 생태계 조성이 핵심 과제다. 최근 애플의 비전프로와 메타의 메타퀘스트 등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기술을 결합한 확장현실(XR) 기기 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맞대응 전략도 논의한다.
한편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1,227억 달러(약 157조 원)였는데 2027년엔 1,435억 달러(약 183조 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당시 디스플레이 제품과 기술을 활용한 TV나 모니터 제품 소비가 늘면서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가전과 자동차, 반도체 산업과도 긴밀히 연결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디스플레이 점유율은 2017년 44.4%로 1위였지만 지난해 36.9%로 떨어지며 42.5%를 기록한 중국에 밀려난 상태다. 정부는 올해 초 디스플레이 육성 방안을 담은 '국가전략기술 육성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며 본격 기술개발 지원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