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확대된 '하수 분석'...생활하수 속 바이러스 늘면 유행도 증가

입력
2023.06.14 16:15
질병청, 올해 데이터 분석해 상관성 확인
"당분간 코로나 유행 정체 예측"

마약류 사용 실태 파악(인천 하수처리장에서 필로폰 최다 검출)에 사용되는 생활하수 분석이 코로나19 유행 예측으로 활용 범위가 확대됐다. 첫 시도한 올해 하수 분석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이 늘면 유행도 증가해 둘 사이에 상관성이 있음이 확인됐다.

14일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질병관리청은 지난 1월 17개 시·도 보건환경연구원과 함께 64개 하수처리장에서 실시한 '하수 기반 감염병 감시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결과에 따르면 하수 속 코로나19 바이러스 농도와 확진자 수는 비슷한 흐름을 보여 확진자가 줄어든 1월부터 하수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 농도가 감소했다. 주간 확진자 수가 5만 명 안팎으로 유지된 3월에는 하수 속 바이러스 농도도 큰 변화 없이 비슷한 수준이 이어지다 4월 둘째 주부터는 동일하게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렸다.

하수 기반 감염병 감시는 환자의 신고나 의료인의 검사에 의존하지 않아 편의성이 높다.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통해 증식성이 없는 바이러스까지 확인할 수 있어 세계보건기구(WHO)도 사용을 권장한다. 질병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이상원 역학조사분석단장은 "바이러스 농도와 확진자 발생 간 높은 상관성을 확인했다"며 "하수를 이용한 감염병 감시로 지역사회 유행을 조기에 예측하고 사전에 대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달 1일 확진자 7일 격리 의무를 해제해 사실상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에 접어들었지만 확진자는 3주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전주 대비 입원 중인 위중증 환자(-22.4%)와 사망자 수(-18.5%)도 줄어 안정적인 흐름이 이어졌다. 이에 질병청은 코로나19 주간 위험도를 전국, 수도권 및 비수도권 모두 '낮음'으로 평가했다.

다만 재감염 추정 사례는 늘어 지난달 말 주간 확진자 가운데 해당 비율은 40.3%로 처음 40%대가 됐다. 질병청은 당분간 하루 신규 확진자 2만 명 아래의 정체기가 계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김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