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가면의 여왕'] 배우들 열연 빛난 마라맛 복수극

입력
2023.06.14 14:13
13일 종영한 채널A 드라마 '가면의 여왕'
반전 거듭하는 이야기

'가면의 여왕'은 마라맛 드라마였다. 반전과 자극적인 이야기가 계속해서 펼쳐졌다. 맵고 얼얼한 맛에 호불호가 갈렸고 작품은 다소 쓸쓸하게 퇴장하게 됐다.

13일 채널A 드라마 '가면의 여왕'이 막을 내렸다. '가면의 여왕'은 화려하게 성공한 세 여자 앞에 10년 전 그들의 거짓말로 살인자가 된 절친이 나타나면서 가면에 감춰져 있던 진실이 드러나고, 한 남자로 인해 인생의 소용돌이를 맞게 된 친구들의 욕망이 충돌하는 이야기를 담은 미스터리 멜로 복수극이다.

강일구(송영창)은 과거 송제혁(이정진)을 이용해 기윤철(권태원) 아들 기도식(조태관)의 약점을 잡으려 했다. 그러나 고유나(오윤아)가 아닌 도재이(김선아)가 계획에 얽혀들었다. 기도식을 죽였던 강일구는 이 일과 관련해 도재이에게 "그날 너만 오지 않았다면 내 손에 피를 묻힐 일이 없었다"고 했다. 그의 말을 들은 도재이는 "당신 딸이 송제혁 그놈에게 성폭행 당했다. 근데 송제혁 그놈은 덮어주고 난 모른 척했다. 당신이 그러고도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느냐"면서 분노했다.

도재이 고유나 주유정(신은정) 윤해미(유선)가 손을 잡은 가운데 그간 악행을 저질렀던 강일구는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도재이는 강일구에게 "다 끝났다. 절대 빠져나가지 못할 증거들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후 강일구는 체포됐는데 연행 중 최비서(김영준)의 습격을 받아 사망했다. 일이 정리된 후 네 친구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평화로운 삶을 살게 됐다. 도재이는 최강후를 떠올리며 '나 다시 싸워보려고. 싸워서 이 세상 모든 추악한 가면을 벗겨줄 거야'라고 다짐했다.

'가면의 여왕'에서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들이 펼쳐졌다. 오지호가 "4명의 여자의 가혹한 운명에 대한 이야기가 무엇보다 반전의 연속이라 단숨에 마음이 사로잡혔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러나 도재이의 아픈 과거, 기도식 살인 사건의 진범 등 다양한 주제로 반전이 끝없이 펼쳐지면서 호불호가 커졌다. 계속 이어지는 반전은 누군가에는 짜릿함을 안겼지만 누군가에는 피로감을 안겼다. 살인, 마약 등에 대한 지나치게 자극적인 내용들 또한 아쉬움을 남겼다.

다만 주체적인 여성들의 모습은 눈길을 끌었다. 도재이 고유나 주유정 윤해미는 사이의 우정이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힘을 모은 네 친구는 강했다. 김선아 오윤아 신은정 유선은 맡은 캐릭터를 안정적으로 그려냈다. 신은정은 제작발표회를 찾았을 때 배우들이 모인 단체 대화방이 24시간 울린다고 귀띔했는데 네 사람의 케미스트리는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이정진 오지호 신지훈 등의 활약도 돋보였다.

그러나 배우들의 활약은 아쉬운 이야기가 만들어낸 벽을 넘지 못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가면의 여왕'은 1회부터 15회까지 1~3%대의 시청률을 넘나들었다. 마라맛 '가면의 여왕'과 상반된 매력을 지닌 힐링극 JTBC '나쁜엄마'나 레지던트가 된 주부의 성장을 담은 '닥터 차정숙'이 최근 각각 12%, 18.5%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막을 내린 것과 대비된다.

정한별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