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에서 방탄소년단(BTS) 기념우표 판매가 시작된 13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서울중앙우체국 앞은 BTS의 사진과 기념품을 손에 든 팬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문이 열리는 오전 9시 전부터 우표를 사려는 팬들이 '오픈런'을 감행하면서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일찍부터 50여 명이 몰렸다"며 "명동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데 특히 일본 팬들이 여럿 보였다"고 전했다. BTS 기념우표는 총 10종으로 1장당 7,770원에 판매된다. 발행량은 150만 장이다. 지난달 22~25일 진행된 인터넷 사전 판매에선 12만 장이 세 시간 만에 다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BTS의 데뷔 10주년을 맞아 백화점·화장품 등 유통가와 항공·정유업계까지 많은 기업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특히 BTS 소속사 하이브가 진행하는 '2023 BTS 페스타'(FESTA)의 공식 파트너사에 이름을 올린 13개 회사는 국내 팬뿐 아니라 해외에서 찾아오는 공식 팬클럽 '아미(ARMY)'를 감안해 다채로운 이벤트로 시선 끌기 경쟁에 나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본사가 서울 용산구에 있는 '하이브의 이웃' ①아모레퍼시픽은 14일부터 본사에 생일 케이크 조형물을 설치하고 대형 스크린에 BTS 뮤직비디오도 내보낸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본사가 하이브와 가까워 국내외 많은 팬들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②현대백화점은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서울에 포토존과 굿즈 판매 등 체험 콘텐츠를 선보인다.
③이날 이랜드그룹이 운영하는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도 아미들이 몰렸다. BTS가 2021년 '제63회 그래미어워즈' 단독 무대에서 입었던 공연의상 일곱 벌을 무료 전시하면서다. 해당 의상은 지난해 1월 미국 자선경매에 등장한 것을 이랜드그룹이 낙찰받은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호텔 로비에 평소와 비교해 세 배 이상 많은 사람이 찾았다"고 전했다.
④에쓰오일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맞은편의 전당앞주유소를 BTS 상징색인 보랏빛으로 꾸민 '테마 주유소'로 탈바꿈했다. 회사 측은 건물 벽면과 지붕(캐노피), 주유기 등 주요 시설물에 BTS 페스타 테마를 적용하고 건물 전면에는 에쓰오일의 마스코트 구도일과 BTS 페스타 대형 현수막을 걸었다. 특히 야간에는 주유소 캐노피를 보라색으로 켜서 눈길을 끌었다.
⑤제주항공은 7월 18일부터 연말까지 BTS 멤버들의 모습이 래핑된 항공기를 운항할 예정이다. 또 12일부터 한달 동안 국내외 탑승객에게 보라색으로 꾸민 탑승권을 제공하며 국제선 전 노선에서 'BTS 페스타'가 새겨진 친환경 종이컵을 나눠준다.
이 같은 축제 열기에는 BTS 10주년을 축하하는 국내 팬들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까지 유입하겠다는 업계의 계산이 깔려있다. BTS 협업 상품이라 하면 해외에서도 오픈런에 품절대란이 벌어진 경우가 많아 경제적 효과가 어느 정도 입증된 셈이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춘은 지난해 BTS가 1년에 5조 원의 경제 효과를 만들어 낸다고 보도했다. 또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BTS 데뷔 이후 10년(2014~2023년) 동안 총 경제적 효과를 2018년 가격 기준으로 환산하면 생산유발 효과는 41조8,6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외국인 관광객은 연평균 79만6,000명을 불러들인다는 분석도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행사에도 외국인들이 몰리면서 마케팅 효과가 커질 것으로 기대 한다"며 "특히 BTS 관련 각종 행사가 몰리는 여의도를 중심으로 여러 기회를 볼 수 있을 듯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