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동안 북한을 비롯, 중국과 러시아의 핵탄두가 증가했다는 스웨덴 싱크탱크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추산치가 공개됐다.
SIPRI는 12일(현지시간) 2023년 연감(SIPRI Yearbook)을 통해 "북한이 올 1월 기준으로 핵탄두를 30기 보유, 전년보다 5기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이어 SIPRI는 "북한의 핵무기 관련 정보는 상당한 불확실성을 수반한다"고 전제한 뒤 "북한은 50∼70기의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의 핵분열 물질을 생산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핵탄두 증가의 흐름은 중국과 러시아에서도 확인됐다. SIPRI 연감에 따르면, 중국이 보유한 핵탄두 추정치는 지난해 1월 350기에서 1년 사이 410기로 60기(17%) 늘어났다. SIPRI는 "중국이 핵무기 현대화와 확장에 나서면서 핵무기 보유량을 계속 늘릴 것으로 보인다"며 "군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약 10년 뒤에는 미국이나 러시아에 맞먹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보유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도 사용 가능 핵탄두 수가 소폭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의 전체 핵탄두 재고는 퇴역 핵탄두를 해체한 영향으로 지난해 5,977기에서 올해 5,889기로 88기 감소했다. 그러나 사용 가능 핵탄두 수량은 오히려 4,477기에서 4,489기로 12기가 늘어났다.
이들 3개국을 제외한 나머지 주요 핵 보유국은 현상 유지 혹은 소폭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의 올해 핵무기 총량은 5,244기로 전년대비 184기 줄었으나, 사용 가능 핵탄두는 3,708기로 같았다. 이 밖에 인도의 핵탄두는 160기에서 164기로, 파키스탄은 165기에서 170기로 늘어났다.
SIPRI는 "전 세계적으로는 핵탄두 수가 줄었으나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지정학적 긴장 여파로 중국을 중심으로 사용 가능 핵탄두 수가 늘었다"며 "핵 군축 논의도 답보 상태에 놓인 상황에서 핵보유국 간의 의사소통 채널이 닫히거나 거의 작동하고 있지 않아 사고 위험이 더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