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 영국 국왕 생일 리허설 중 근위병들 실신... 땡볕에 털모자 탓?

입력
2023.06.12 20:30

영국 근위병들이 무더위를 견디지 못해 실신하는 일이 속출했다. 땡볕 아래에서 털모자를 쓴 채 찰스 3세 국왕의 생일 축하 행사를 연습하다 탈수 증세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10일(현지시간) AP통신과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영국 수도 런던에서는 근위병 1,400명 이상이 오는 17일 예정된 군기분열식(Trooping the Colour)의 최종 리허설에 참가했다. 260여 년의 전통을 가진 군기분열식은 버킹엄궁 등에서 왕의 공식 생일을 축하하는 행사로, 기마병과 군악대 등이 동원돼 성대하게 치러진다. 찰스 3세 국왕의 실제 생일은 11월 14일이지만, 전통적으로 국왕의 공식 생일 행사는 6월에 열린다.

특히 올해의 경우, 찰스 3세 국왕의 즉위 후 처음 열리는 것이어서 과거보다 규모가 커졌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하지만 폭염이 문제였다. 런던 최고 기온이 섭씨 30도를 찍을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근위병들은 모직 군복과 털모자 등을 착용한 채 찜통더위를 선 채로 견뎌야 했던 것이다.

AP통신은 “최소 3명이 기절해 땅바닥에 쓰러졌다”고 전했다. 현장 사진과 영상 등을 보면, 군악대 중 한 명이 트롬본을 손에 든 채 휘청이다 결국 땅에 쓰러졌고, 또 다른 근위병은 다리가 엇갈려 있는 모습으로 땅바닥에 드러눕는 모습도 나온다. 일부는 들것에 실려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리허설을 사열한 윌리엄 왕세자는 트위터를 통해 “오늘 아침 더위 아래 참가해 준 모든 근위병에게 큰 감사를 표한다”며 “힘겨운 환경 속에서 모두 훌륭한 일을 해 줬다”고 밝혔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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