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미래인재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좀처럼 공개하지 않던 사내 인프라를 외부에 개방하며 대학과 함께 맞춤형 인재 프로그램 개발까지 나섰다. 빠르게 바뀌는 사회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인력을 직접 뽑는 동시에 학생들과 좋은 관계를 맺어 기업 이미지를 향상하겠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SK그룹은 12일 사내 교육 플랫폼 '써니'(mySUNI) 본사가 있는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써니 행복캠퍼스에서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와 미래인재 육성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협약식에는 장용석 연세대 고등교육혁신원장, 김중헌 고려대 교무처 부처장, 최영태 한양대 한양인재개발원 교수, 조돈현 써니 최고학습책임자(CLO) 등이 참석해 미래 역량을 갖춘 인재 양성을 목표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기로 했다.
SK와 3개 대학은 우선 써니의 학습 콘텐츠를 바탕으로 디지털, 문제 해결, 소셜 스킬(Social Skill) 분야의 역량 개발 교육 과정을 공동 개발해 올 2학기부터 정식 교양 과목으로 개설한다. 교육 과정에는 SK 임직원이 직접 강사와 코치로 참여해 기업 현장 경험과 사례를 공유할 계획이다. SK 측은 "일정 기간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학생 만족도와 교육 효과 등을 살펴본 뒤 다른 대학들로 협력 대상을 확대할지 과목을 늘릴지 살필 것"이라고 설명했다.
SK그룹은 자체 인프라의 외부 공유를 강조한 최태원 회장의 지시에 따라 2017년부터 해마다 8월 개최하는 이천포럼의 일부 세션을 대학생, 협력사 구성원 등 외부인들도 참가할 수 있게 해왔다.
SK 관계자는 "인프라 개방의 범위를 차츰 넓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성장을 돕는 플랫폼으로 진화해 나갈 것"이라며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미래 역량을 가진 인재를 양성할 수도 있고 이해관계자와 신뢰 확보도 높일 수 있어 결국 기업 이미지가 개선되는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뿐만 아니라 국내 주요 기업들 역시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신산업에서 근무할 인재 양성을 본격화했다.
삼성전자는 울산·대구·광주과기원(GIST) 등과 반도체 계약학과를 올 하반기부터 신설하기로 했다. 학사·석사 교육을 통합한 5년 과정을 운영해 반도체 인재 500명을 육성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부산대와 MOU를 맺고 디지털 선박 전문 기술 인재를 육성하기로 했으며 LG는 지난해부터 국내 최고 AI 전문가들과 함께 AI실무 전문가 양성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부족한 AI 인재를 키우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포스텍, 숙명여대에 이어 올해부터 전국 거점 국립대에 기업 경영 이슈를 살피고 대안을 제시하는 '기업시민경영과 ESG' 과목을 정규 커리큘럼으로 개설·운영하기로 했다. 김학동 포스코 대표이사는 "미래 주역들이 사회와 더불어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