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새 혁신위원장 인선을 위한 막바지 검증 작업을 벌였다. 검증 부실로 임명 9시간 만에 사퇴한 이래경 전 혁신위원장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1주일째 심사숙고 중이다. 이 전 위원장의 인선 실패에도 불구하고 당의 전면 쇄신을 위해선 외부 인사의 기용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여전하다. 이르면 12일 의원총회 보고를 거쳐 선임이 이뤄질 수도 있다.
강선우 대변인은 11일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혁신위원장 (인사를)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 지으려는 희망을 갖고 그에 따른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와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는 이날 비공개회의를 열고 혁신위원장 후보군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도부는 각계에서 추천받은 인사 중 1차 검증을 통과한 소수 인원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12일 본회의에 앞서 의총이 열리는 만큼, 이 자리에서 새 위원장이 발표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차기 위원장도 외부 인사 발탁에 무게가 실린다. 김태일 전 장안대 총장과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 김은경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물망에 올라 있다. 지도부 관계자는 "외부 사람의 경우 대외활동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다 들여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SNS에 올린 '천안함 자폭설' 등으로 낙마한 이 전 위원장의 사례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한편, 12일 의총에서는 민주당 몫 6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기준도 공표될 전망이다. 새 기준에는 지난달 30일 쇄신의총 당시 표출된 의원들의 불만이 반영될 예정이다. 당시 원내대표나 장관 출신, 지도부 소속 의원이 상임위원장을 맡는 것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당초 행안위원장으로 내정된 정청래 최고위원은 위원장직을 사수하겠다는 의지가 강해 교통정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당내 갈등의 빌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과 당원만 믿고, 국민과 당원이 가라는 길을 뚜벅뚜벅 가겠다"며 버티기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