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이 맡길 곳 없으시죠?... '서울형 주말 어린이집' 노크하세요

입력
2023.06.13 09:00
6월부터 운영 시작 "세심한 돌봄" 호평 
시, 내년까지 구별 1개 이상 구비 목표

“빨래, 청소 등 밀린 집안일을 마치고 부부가 모처럼 2시간씩 번갈아 잤어요.”

11일 오전 서울 송파구 가락본동어린이집에 16개월 된 쌍둥이 남매를 맡기러 온 김성미(37)씨가 미소를 지었다. 이 어린이집은 서울시가 이달 3일부터 운영 중인 ‘서울형 주말 어린이집’. 토ㆍ일요일 오전 9시~오후 6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맞벌이인 김씨 부부에게는 초등학교 1학년 자녀도 있다. 매일 ‘육아 전쟁’에 시달리던 차에 주말 어린이집 개소 소식을 접하고 지난주 처음 이용했는데 만족감이 컸다. 김씨는 “평일 퇴근 뒤에는 쌍둥이를 더 보살필 수밖에 없어 큰아이가 소외되곤 했다”며 “주말에라도 맏이를 더 챙길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2주 전 문을 연 서울형 주말 어린이집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어린이집은 서울 거주 영ㆍ유아(만 12개월~6세 이하) 부모가 수혜 대상이다. 서울시가 교사 인건비 전액과 어린이집 한 곳당 월 운영비 30만 원을 지원한다. 25개 자치구 중 송파구, 강북구, 동대문구 등 10곳이 운영을 시작했다. ‘서울시보육포털서비스’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시간대를 예약할 수 있고, 유선 문의도 가능하다. 이용료는 한 시간에 3,000원, 제한은 없다.

주말 보육을 담당하는 어린이집은 이전에도 있었다. 시는 2011년부터 365일, 24시간 문을 여는 ‘365열린어린이집’을 운영했다. 교사 인건비 전액과 월 운영비 50만 원을 시가 부담했으나 동참은 저조했다. 취약시간대인 평일 밤이나 새벽, 주말에 일할 돌봄 교사를 구하기 어려웠던 탓이다. 시행 10년이 넘도록 11개 자치구에서 어린이집 1개씩만 참여했다. 이에 서울시는 주말 돌봄 수요가 평일보다 두 배 많다는 분석을 토대로 주말 어린이집 사업을 시작했다. 내년까지 25개 자치구에 365열린어린이집과 주말 어린이집 중 1개 이상이 운영되도록 돌봄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시는 부모들의 불안감이 없게끔 관리에도 힘쓸 방침이다. 영유아보육법에 따라 교사 1인당 돌봄 아동을 3명 이내(만 0세반ㆍ장애아동)로 유지하고, 그 이상 연령대도 5명을 넘지 않게 한다는 구상이다. 이날 가락본동어린이집에서 이혜진(30) 교사는 만 0세 아이 코에 콧물이 살짝 맺힌 걸 보고 곧장 에어컨을 끈 뒤 체온을 쟀다. 다행히 큰 이상은 없었다. 이 교사는 “무엇보다 건강 체크에 신경을 쓴다”고 설명했다. 만 5세 자녀를 데리고 어린이집을 찾은 아버지 이준영(47)씨는 “사업 때문에 주말에도 일하는 날이 많아 아이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았는데, 세심하게 돌봐 주시는 모습을 보니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이서현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