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혼인신고 전 동거는 OK.
②결혼하려면 자가와 자차는 필수.
③하지만 10명 중 7명은 연애 안 하는 중.
이제 막 성년이 되어 사회생활을 시작한 대한민국 절반세대(2001~2004년생)의 연애·결혼 트렌드다. 절반세대는 결혼을 고민해 보기 시작하는 20대 후반 및 30대 초반에 비해 연애·결혼에 대한 압박은 덜 느끼는 반면, 막상 결혼을 해야 할 때의 경제적 조건은 더 중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일보가 창간 69주년을 맞아 한국리서치와 실시한 절반세대 연애·결혼·출산 인식조사에서, 절반세대(조사대상 500명) 4명 중 3명꼴인 74%가 "현재 연애를 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이 조사는 1990년대에 초반에 태어난 세대(1991~1994년생)와 2000년대생 초반 절반세대 남녀 그룹을 각 500명씩 뽑아 총 1,000명을 상대로 실시했다.
연애를 하지 않는 이유(복수응답)를 물었더니 "적당한 상대를 만나지 못해서(86.1%)"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 "연애의 필요성을 못 느껴서"라는 답이 51.8%에 달한 점으로 볼 때, 연애 상대를 만나려는 시도 자체가 많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필요성이 없다"고 말한 여성은 61.3%로 남성(43.7%)에 비해 약 1.4배 높았다. 연애를 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을 느꼈다는 응답도 24.4%에 그쳤다.
'연애는 결혼할 사람을 찾기 위한 과정'이라는 명제에 대해선 절반세대 여성과 남성의 생각이 갈렸다. 절반세대 남성(59.1%)은 30대(54.4%)보다도 동의율이 높았던 반면, 절반세대 여성은 38.6%만 찬성했다.
결혼에 대한 인식에선 절반세대 남성과 여성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결혼은 하는 편이 좋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절반세대 남성 비율은 53.7%였는데, 이는 같은 세대 여성(26.1%)의 2배였다. 절반세대 여성 59.8%는 "결혼하지 않고 평생 연애만 해도 괜찮다"고 답했지만, 여기에 동의하는 남성은 38.2%에 그쳤다. "결혼하지 않고 평생 혼자 살아도 된다"는 의견을 가진 절반세대 여성은 77.6%, 남성은 50.2%였다.
결혼 전 동거에 찬성하는 절반세대의 비율은 80.4%로 매우 높았다. 함께 실시된 90년대생 조사에서 나온 찬성비율(72.4%)보다 높아 선배 세대보다 더 개방적인 인식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을 하지 않고 동거만 하며 사는 것도 좋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절반세대(55.6%)가 밀레니얼 세대(52.2%)보다 높았다.
절반세대가 앞선 세대보다 결혼의 '경제적 조건'을 중시하는 경향도 발견됐다. "소득, 자산 등 경제적 능력이 결혼 상대를 고르는 중요한 조건"이라는 명제에 대해 30세 전후인 90년대생은 79.4% 동의했고 절반세대는 85.2% 공감했다.
절반세대 남성은 결혼에 필요한 부동산 등 자산을 준비하는 데 여전히 많은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세대 남성 절반 이상은 결혼을 하려면 자기 집(54.4%)과 자가용(54.1%)이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절반세대 여성이 해당 질문에 동의한 비율은 각각 38.6%, 34.9%로 평균과 비슷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