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9일 '고위직 간부 자녀의 특혜 채용 의혹'에 한정해 감사원 감사를 받겠다고 결정한 데 대해 국민의힘은 "전면 감사를 수용하라"고 규탄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이 같은 공세를 "총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야욕"으로 규정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선관위의 '감사 일부 수용' 결론 직후 국회에 모여 규탄대회를 열었다. 김기현 대표는 "이거는 (감사를) 받고, 저거는 받지 않겠다고 한다"며 "선관위는 헌법, 법률 위에 있고 자기들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 아니냐. 어디서 그런 오만불손한 발상이 나오느냐"고 따져 물었다.
김 대표는 특히 선관위가 감사 범위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기로 한 것에 대해 "'절차는 위반했는데 효력은 지장이 없다'고 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판결에서 헌재는 사실상 사망 선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헌재조차 신뢰할 수 없다는 취지다. 노태악 선관위원장과 선관위원들을 향해선 "가장 빨리 청산돼야 할 적폐"라고 쏘아붙였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선관위가 반쪽짜리 결정을 했다"고 비판하며 특혜 채용 외에 감사가 필요한 영역으로 △지난해 대선 당시 소쿠리 투표 논란 △북한 해킹 의혹 △성범죄 징계에 대한 부실 징계 조치 등을 제시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노 위원장과 선관위원들이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과 관련해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면서도 선관위원 사퇴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으니 여전히 책임지지 않는 모습은 국민 분노만 더욱 키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 같은 국민의힘의 공세를 "선관위를 장악해 총선에 유리하게 활용하려는 야욕"이라고 비판했다.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이 선관위를 힘으로 압박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정부·여당의 헌법 파괴 시도에 강력하게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또 "선관위 자녀 특혜 채용 의혹은 국회에서 국정조사를 실시하고 수사기관이 수사를 하면 그만"이라며 "법적 근거도 없이 감사원이 헌법상 독립기관인 선관위를 감사하려는 것은 명백한 권한 남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감사원이 법에도 없는 권한을 남용하면 민주당은 감사원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