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나쁜 엄마'] 흥행 보증 수표로 거듭난 이도현

입력
2023.06.09 09:33
지난 8일 종영한 JTBC '나쁜엄마'
이도현, 매회마다 흥행 성공
소년부터 30대까지 소화하는 스펙트럼

배우 이도현이 주연으로서의 역량을 입증했다. 라미란이라는 기라성 같은 선배에게 밀리지 않고 존재감을 과시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간 드라마 '18 어게인' '스위트홈' '오월의 청춘' '더 글로리' 등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 연기력을 선보였던 이도현은 '나쁜엄마'로 인생작을 경신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지난 8일 JTBC '나쁜엄마' 마지막 회가 방송됐다. '나쁜엄마'는 자식을 위해 악착같이 나쁜 엄마가 될 수밖에 없었던 엄마 영순(라미란)과 뜻밖의 사고로 아이가 되어버린 아들 강호(이도현)가 잃어버린 행복을 찾아가는 힐링 코미디다.

이날 방송에서 강호는 아버지 해식(조진웅)의 복수에 성공했다. 다시 검사복을 입은 강호는 태수(정웅인)와 우벽(최무성)의 악행을 단죄하면서 영순의 묵은 감정들을 해소시켰다. 이 모든 것들을 지켜본 영순은 강호 앞에서 눈을 감았다. 이후 강호는 영순의 마지막 편지를 읽고 눈물을 흘렸다. 다시 강호의 엄마로 태어난다면 그때는 더 잘해보겠다는 나쁜 엄마의 한 마디가 강호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스펙트럼 넓은 연기력으로 완성한 인생캐

방송 내내 모든 것이 리셋되고서야 비로소 진정한 행복을 찾아 나선 모자의 특별한 이야기가 유쾌한 웃음 속 감동을 안겼다. 제57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드라마 작품상 수상작 '괴물'을 연출한 심나연 감독과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극한직업' '완벽한 타인' 등으로 필력을 인정받은 배세영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1회 3.5%로 시작했던 '나쁜엄마'는 마지막 회 12%를 기록하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배우들의 호연과 곳곳에 자리한 따스한 감성이 톡톡히 효과를 본 것이다. 영순이 아들에게 왜 강압적일 수밖에 없었는지, 이 역시도 하나의 사랑이었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 후회와 사랑이 이 이야기의 전반적인 키워드다. 아들의 복수는 엔딩을 위한 장치 요소로만 다뤄지면서 작품의 서정적인 흐름이 유지됐다.

이 가운데 이도현의 존재감이 뜨겁다. 극중 이도현은 뜻밖의 사고로 아이가 되어버린 검사 아들 최강호를 소화했다. 엄마에게 냉담했던 최강호는 사고 이후 7세 어린 아이 수준의 정신연령으로 살게 되면서 다양한 사건들을 겪는다. 방송 전 '더 글로리' 이후 '나쁜엄마'로 돌아온 이도현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모였다. 다만 연기가 쉽지는 않았단다. 7세의 어린 아이를 표현하는 과정에서 시청자들이 몰입할 수 있는 수위 조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번 작품 출연을 두고 이도현은 많은 고민을 거쳤으나 라미란과 연출진에 대한 믿음으로 임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좋은 성적표와 호평 속에서 작품을 마무리했다. 이도현이 동년배 배우들 중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질 수 있었던 이유로는 스펙트럼 넓은 필모그래피 덕분이다. 분량과 상관없이 이도현은 자신에게 도전이라고 여겨지는 작품을 선택했고 지금의 대중에게 연기파 배우라는 이미지를 공고히 했다. 특히 이도현의 강점은 다양한 설정의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올해로 만 28세인 이도현은 그간 학생 역할부터 30대 검사, 의사까지 만났고 매 작품마다 호평을 받았다. 이처럼 맡은 바를 '일당백'으로 해내는 20대 배우는 흔하지 않다. 대중이 이도현의 '다음'을 기다리는 까닭이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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