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수학 과목을 포기한 사람들을 흔히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라고 한다. 주로 미적분같이 어려운 개념을 배울 때쯤 우후죽순 생겨나는 게 특징. 이 무렵 ‘수포자’들은 “일상에서 함수 그래프를 그릴 일이 뭐가 있느냐”며 수학의 필요성에 의구심을 갖는다. 대입을 위한 수학만 가르쳐온 우리 사회에선 누구도 이 의문에 명쾌하게 답하지 못했다.
영국 런던 퀸메리대 연구원인 매트 파커가 그 답을 내놨다. 수학이 필요한 이유가 아닌, 수학 실수로 벌어진 황당한 사건들을 소개하면서다. 2002년 맥도날드 과장 광고 사건이 대표적이다. 당시 맥도날드는 여덟 개 메뉴로 구성된 맥초이스를 소개하면서 고객이 고를 수 있는 경우의 수가 4만312가지라고 광고했다. 그러나 이는 고객이 메뉴를 어떤 순서로 먹을지까지 따진 잘못된 숫자로, 사실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가짓수는 256가지였다. 이 오류를 발견한 시민 154명은 영국 광고표준위원회에 광고를 고발했지만 맥도날드는 끝까지 실수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 같은 수학적 실수 해프닝은 맥도날드만의 일이 아니다. 금융, 프로그래밍, 토목 공학 등 다양한 곳에서 벌어진 '대참사'를 확인하면 수학이 세상을 지탱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게 된다.
그럼에도 여전히 수학은 일부 공학자들의 영역일 뿐 나와는 상관없다고 여길 독자들을 위해 저자는 실수를 직접 찾아내는 훈련까지 준비했다. 책 속에 의도적으로 세 개의 오류를 범했고, 이를 모두 찾아내는 독자의 연락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는 것. 눈에 불을 켜고 오류 찾기에 도전해보길. 수학 연구원의 실수를 바로잡았다는 성취감 덕에 ‘수포자’에서 탈출할지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