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시가 전국 최초로 시도하고 있는 민관협력의원 개원이 늦어지고 있다. 병원 건물과 장비 등은 이미 설치를 완료했지만 이를 운영할 ‘의사’를 찾지 못하면서다.
7일 서귀포시에 따르면 지난달 한 달간 진행된 '서귀포시 365 민관협력의원 사용 허가 입찰 3차 공모'에서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서귀포시는 지난 2월과 3월에도 잇따라 공모를 진행했지만 모두 응찰자가 없어 무산됐다. 다만 민관협력약국 운영자는 지난 1차 공모에서 9명이 응찰해 운영자가 선정됐고, 병원 개원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서귀포시는 의료 취약지역인 농어촌 주민의 의료 접근성 제고를 위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민관협력의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귀포시가 부지와 시설, 고가 의료 장비를 투자해 소유하고, 민간 의사와 약사에게 장기 임대를 통해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서귀포시는 2021년부터 42억8,0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일대에 ‘서귀포 365 민관협력의원’ 의원동 885㎡와 약국동 80㎡의 건물과 시설을 건립했다. 의원동 1층에는 진료실, 처치실, 방사선실, 검진실, 물리치료실, 주사실로 구성됐다. 또 흉부방사선, 위·대장 내시경, 복부초음파, 물리치료장비 등 의료장비 15종 46대도 이미 설치돼 있다.
운영조건은 시설사용료 연간 2,385만1,870원(최소 응찰액)에 5년 단위 임대다. 의원은 휴일과 야간(오후 10시까지)을 포함해 365일 운영하고, 6개월 이내 건강검진기관으로 지정받아야 한다. 의료인력도 내과, 가정의학과, 응급의학과 전문의 소지자 중 1명이 포함된 2, 3명 이상 의사의 진료팀을 구성해야 한다.
하지만 민관협력의원이 전국에서 처음 시도하는 운영 방식이어서 수익성에 대한 불안감이 크고, 365일 진료에 따른 진료팀 구성이 쉽지 않은 점 등의 이유로 세 차례 공모에도 선뜻 나서는 의사가 없는 상황이다.
서귀포시 3차 입찰도 무산됨에 따라 6월 한 달간 입찰 조건 등에 대해 재검토하고 다음 달 다시 입찰 공고를 실시할 계획이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민관협력의원에 관심을 보인 의사 등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한 후, 이를 토대로 민관협력 의원·약국협의체와 협의해 입찰 조건을 완화하는 방안 등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