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무엇을 양보하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성사시키겠다"고 5일(현지시간)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례 총회에 참석 중인 그는 블룸버그TV에 "우리는 (합병에) 100%를 걸었다"며 "(내 뜻은) 확고하다. 끝까지 밀어붙이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주요국에서 난기류를 만나자 합병 진행 상황에 대한 우려를 없애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은 주요 14개국 중 한국을 포함한 11개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았지만 최대 관문으로 불리는 유럽연합(EU)과 미국에서 시정조치를 요구받았다.
EU 경쟁 당국은 지난달 17일 중간심사보고서를 내고 "한국의 빅2 항공사가 결합하면 시장점유율이 올라간다"며 이런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시정 조치를 요구한 상태다. 이튿날엔 미국 법무부가 국내 항공사 빅2의 합병을 저지하는 소송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미 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조 회장은 "그들(미국·유럽연합·일본)은 더 많은 경쟁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좋은 해결책을 갖고 있으며 그들을 설득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 아시아나항공과 겹치는 노선 중 9개 슬롯(시간당 비행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횟수)을 내놓는 조건으로 중국 경쟁 당국의 승인을 받았다. 이 노선에 진입하고 싶어 하는 항공사가 있으면 이 회사가 가진 슬롯을 넘기겠다는 것이다. 3월엔 영국 경쟁시장청(CMA)이 합병 승인 조건으로 대한항공이 가진 런던 히스로공항의 7개 슬롯을 자국 항공사 버진애틀랜틱에 넘겨주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