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더위에 외식값 부담까지 겹치면서 가정간편식(HMR) 삼계탕이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외식업체와 비교해도 품질이 크게 뒤지지 않고 조리가 간편하면서도 가격이 합리적이라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올여름 성수기에 다른 해보다 삼계탕 HMR의 수요가 더 늘 것이라 보고 판매 강화에 나서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비비고 삼계탕'의 5월 한 달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 증가했다. 해당 제품은 지난해에도 매출이 전년 대비 30% 증가한 150만 팩이 팔리며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신세계푸드도 올 1분기(1~3월) '올반 영양삼계탕' 등 삼계탕 HMR 2종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했다.
올해는 특히 이른 더위가 찾아오면서 봄부터 보양식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더운 날 불을 쓰지 않고도 전자레인지로 5~10분 정도면 조리가 끝나 HMR 제품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 "삼계탕 외에 추어탕 등 다른 보양식 상품도 매출이 오르는 중"이라고 전했다.
연일 닭값이 뛰는 상황도 삼계탕 HMR의 성장을 부추기고 있다. 6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5일 기준 닭 평균 도매가는 1kg당 4,016원으로, 1년 전(1,157원)보다 27.2% 증가했다. 외식 가격도 올라 이날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4월 서울 지역 삼계탕 평균 가격은 1만6,346원에 달했다. 반면 HMR 삼계탕은 한 팩당 1만 원 안팎으로 즐길 수 있어 부담이 적다는 설명이다.
삼계탕 수요가 6~8월에 60% 이상 집중되는 만큼 업계는 고객 확보에 분주해졌다. 신세계푸드는 올해 삼계탕 HMR 생산량을 전년보다 87% 늘려 추가 생산에 나섰다. 조만간 한우사골육수를 더한 '한우사골삼계탕'을 내는 등 보양식 라인업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홈플러스를 통해 14일까지 삼계탕과 꼬리곰탕 등 보양식을 할인하는 기획전을 진행한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재료 가짓수를 더하거나 프리미엄 재료를 넣는 등 소비자 요구에 맞춰 더 다양한 신제품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