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특사, 우크라·러시아 방문… '비밀 평화 임무' 성공할까

입력
2023.06.06 00:38
주피 추기경, 5~6일 키이우 방문 후 모스크바행
러 "푸틴, 특사 만날 계획은 현재 없어"

프란치스코 교황이 평화 임무를 위해 추기경 특사를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파견한다. 교황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비밀 평화 임무'를 수행 중이라고 지난 4월 밝힌 바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교황청은 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교황의 평화 특사인 마테오 주피 추기경이 이날부터 이틀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교황청은 "주요 목적은 우크라이나 당국으로부터 정의로운 평화에 도달하고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인류의 제스처를 지원할 수 있는 가능한 방법에 대해 깊이 있게 듣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쟁이 1년 넘게 장기화하면서 교황은 '평화의 중재자' 역할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말 헝가리를 방문해 오르반 빅토르 총리와 만난 뒤 바티칸으로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비밀 평화 임무를 수행 중"이라고 했다. 구체적 내용에 대해선 함구해왔던 교황청은 지난달 20일 교황이 주피 추기경에게 전쟁을 끝내기 위한 평화 임무를 수행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주피 추기경은 이틀간의 키이우 방문을 마친 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현재로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일정에 (주피) 추기경과의 만남은 없다"며 "추후 일정이 잡히면 공지하겠다"고 말했다.

주피 추기경은 유력한 차기 교황 후보 중 한 명으로, 이탈리아 볼로냐 대교구장과 이탈리아 주교회의 의장을 맡고 있다. 주피 추기경은 과거 과테말라와 모잠비크의 내전을 끝내는 1990년대 평화 협정을 중재하는 데 도움을 줬고, 2000년 부룬디에서 휴전 협상 위원회를 이끌었다.

권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