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 10명 중 6명이 독자 핵 보유를 지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경제 제재, 한미동맹 파기 등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면 지지도는 30%대로 떨어졌다.
5일 통일연구원이 발표한 'KINU 통일의식조사 2023'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핵 보유를 찬성하는 응답은 60.2%였다. 그러나 독자 핵개발 추진으로 인해 맞닥뜨릴 수 있는 6가지 위기들(경제 제재, 한미동맹 파기, 안보위협 심화, 핵개발 비용, 환경 파괴, 평화 이미지 상실)을 하나씩 제시한 뒤 핵무장에 동의하는지 재차 물었더니 36~37% 수준에 그쳤다. 우리나라가 자체 핵개발에 나서면 6가지 위기 중 하나 이상이 실제로 발생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60%를 웃돌았다. 특히 환경 파괴(79.1%)와 경제 제재(75.3%) 가능성을 높게 봤다.
핵 보유 찬성률은 해마다 조금씩 하락하는 추세다. 2021년 10월 조사에서 핵무장을 지지한 비율은 71.3%였고 이듬해 4월 조사에서는 69.0%였다.
이번 조사에서 미국 핵의 남한 재배치를 요구하는 여론은 53.6%로, 2021년(61.8%)과 지난해(60.4%)와 비교해 떨어졌다. 주한미군 주둔과 핵무기 보유 중 양자택일해야 할 상황을 가정해 물었더니 주한미군 주둔이라는 응답이 49.5%, 핵무기 보유라는 응답은 33.8%였다.
한미동맹이 앞으로도 필요하다는 의견은 87.2%였다. 북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일군사동맹이 필요하다는 답변은 52.5%로, 반대(47.7%)와 오차범위 안에서 엇갈렸다. 통일연구원은 "한일군사동맹을 지지하는 여론이 높게 나왔다"면서 "이는 미중 경쟁 격화로 신냉전 구조가 자리 잡아 국민 다수가 한일 군사 협력을 지역 안보 차원에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4월 15일부터 지난달 10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것으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