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라이버 전 미국 차관보 "제재 회피하는 북한 감시해야"

입력
2023.06.05 14:23
미국 국방부 전 차관보, 특파원단 인터뷰
"중국, 북한 정권 지탱 선택...북한 방치"
"중, 마이크론 제재 '경제적 강압'" 주장도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에서 한국과 북한을 비롯한 아시아 안보 문제를 다뤘던 전직 고위 당국자가 북한의 제재 회피 감시 강화를 촉구했다. 중국이 북핵 개발 저지에 뜻이 없다는 평가도 내놨다.

랜들 슈라이버 전 미국 국방부 인도ㆍ태평양 안보 차관보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워싱턴특파원단 및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중국을 활용하기 위해 수십 년 동안 노력해 왔지만 중국은 북한을 상대로 경제적 지렛대를 사용하지 않고 북한 정권을 지탱하기로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슈라이버 전 차관보는 이어 “중국이 서명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제재를 위반하는 일이 북한에서 거의 매일 발생하고 있지만 중국은 이를 시행하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대북 제재 회피 단속도 주문했다. 슈라이버 전 차관보는 석탄과 원유 등 북한 수출ㆍ수입이 제한돼 있는 물품을 실어 나르는 선박과 관련, “우리는 한 번도 그런 선박에 (조사나 압류를 위해) 승선하겠다는 결정을 한 적이 없는데 (실행해 보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선박들은 중국 영해에 있는 안전한 피난처에서 활동하는데 중국이 자국 영해에서 일어나는 일을 관리하도록 더 압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제품 구매를 중국에서 금지시킨 것에 대해 슈라이버 전 차관보는 “그것은 확실한 ‘경제적 강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마이크론 제재 결정은 규범과 법 테두리 밖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동맹들은 이 문제를 논의하고 우려를 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슈라이버 전 차관보는 북한의 핵 능력도 경계했다. 그는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을 갖출 만큼 개발을 완료했다”며 “위성 발사 역시 ICBM 부분에 적용할 수 있는 노하우에 기여한다는 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슈라이버 전 차관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국방부에서 일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는 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도 지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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