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와 이스라엘 국경에서 총격전으로 이스라엘 군인 3명을 포함해 최소 4명이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최근 10년간 두 나라의 접경 지역에서 발생한 최악의 유혈 사태라는 게 외신의 설명이다. 양국 군 당국은 이번 총격전이 마약 밀매 소탕 작전과 연관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내고 "이집트 국경 지역에서 총격전이 발생해 이스라엘 군인 3명이 숨지고 한 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집트군도 이날 "국경수비대 대원 한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확인했다.
로이터통신과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이집트와 국경을 맞댄 이스라엘 남부 네게브 사막 인근에서 근무하던 이스라엘 군인 두 명(남성 1명, 여성 1명)은 이날 무전이 끊긴 뒤 숨진 채 발견됐다. 총격을 당한 상태였다. 이후 군이 용의자를 추적·포위하는 과정에서 재차 총격전이 벌어졌다. 이때 이스라엘 군인 한 명이 추가로 사망했고, 이집트 국경수비대원 한 명도 숨졌다.
다만 양국은 이번 총격전이 국경을 통한 마약 밀매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이집트는 수십 년간 이른바 '긴장 속 평화(cold peace)' 상태를 유지하며 무력 충돌을 자제해 왔다. 1970년대까지 네 차례에 걸친 중동전쟁을 벌여 온 양국은 1979년 '캠프 데이비드 협정'으로 불리는 평화협정을 맺은 뒤, 안보 분야 등에서 긴밀히 협력해 왔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총격전이 국경 지역의 마약 밀반입 소탕 작전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이집트군도 국경수비대원이 마약 밀매업자를 쫓는 과정에서 이스라엘 국경을 넘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BBC방송은 "255㎞에 이르는 국경 지역에서 마약 밀매 시도는 빈번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총격전은 최근 10년 사이 해당 지역에서 발생한 가장 심각한 충돌로 평가되고 있다. 2012년 이집트와 이스라엘 국경 시나이반도에선 무장괴한들의 공격으로 이집트 국경수비대원 16명이 사망하는 일이 있었다. AP통신은 "40년 넘게 평화를 유지해 온 양국의 무력충돌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보도했다. 양국 군은 총격전을 벌인 경위를 두고 합동 조사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