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현재 반려가구 5가구 중 1가구가 유기동물을 입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 반려인의 유기동물 입양 비중이 높았다.
4일 KB금융그룹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3 한국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가구는 약 552만 가구로 2020년(536만 가구) 대비 2.8% 증가했다.
"동물보호센터를 통해 유기동물을 입양하거나 직접 구조해 함께 산다"는 답변은 19.9%로 세 번째로 많았다. 친구나 지인을 통한 입양(33.6%)이 가장 많았고, 애견센터·반려동물 복합 매장 등 소위 펫숍에서 동물을 '구매하는' 사람(23.1%)도 여전히 많았다.
20·30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유기동물 입양이 직전 조사(2년 전) 대비 4.4%포인트 증가한 것은 고무적이다. 20대의 23.4%, 30대의 23.3%가 유기동물을 입양했는데 친구·지인을 통한 입양에 이어 각각 두 번째로 많았다. 40·50·60대에서도 유기동물 입양 가구가 직전 조사 대비 소폭 증가(1.8~6.2%포인트)하는 등 전반적인 인식이 개선되고 있다.
유기동물 발생 원인 중 하나인 특정 품종 선호 현상도 옅어졌다. 반려묘 가구의 62.1%가 한국 길고양이를 일컫는 코리안쇼트헤어와 살고, 이 중 57.7%가 유기묘를 입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양이 품종을 잘 모르겠다는 답변도 12.5%에 달했다. 믹스견(혼종견) 가구의 비중은 2년 전 10.7%에서 20.3%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다만 '몰티푸(몰티즈+푸들)', '폼피츠(포메라니안+스피츠)'처럼 의도적으로 혼종한 경우도 믹스견에 포함돼 유의해야 한다.
책임의식도 성숙되고 있다. 반려생활에 만족하는 비율은 67.3%로 직전 조사 대비 5.8%포인트 증가했으나, 타인에게 추천할 의향(41.9%)은 4.6%포인트 감소했다. 보고서는 "가족의 일원인 반려동물을 기르면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충분한 입양 준비를 위해 독일, 스위스처럼 반려인 자격시험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49.2%)도 절반에 가까웠다.
같은 이유로 반려가구의 34.5%가 입양까지 1개월 이상 걸렸다. 대부분(61%) 책임지고 잘 키울 수 있는지 고민하느라 입양이 늦어졌다고 답했다. 반려동물이 혼자 지내는 시간은 하루 평균 5시간 17분으로 2년 전에 비해 23분 줄었다. 반려가구 80%는 TV·조명을 켜 두거나(34.1%), 유치원·펫시터 같은 위탁 돌봄 서비스를 이용(33.5%)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었다. 특히 위탁시설 이용은 2년 전 대비 22.1%포인트나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