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엑소, 완전체 미래는

입력
2023.06.04 19:46
멤버 백현·시우민·첸, "초장기 노예 계약·정산 자료 제공 불응"...SM에 전속계약 해지 통보
SM은 "사실과 달라" 반박...엑소 완전체 행보에도 '빨간불'

그룹 엑소(EXO)의 완전체 활동 향방은 어떻게 되는 걸까. 멤버 카이의 갑작스러운 입대로 한 차례 연기된 그룹 엑소의 완전체 컴백을 염원하던 팬들에게 더욱 두터운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엑소에게 갑작스러운 위기가 찾아온 것은 지난 1일이었다. 이날 엑소 백현 시우민 첸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공식 입장문을 내고 현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를 상대로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음을 알렸다. 이들이 문제로 제기한 것은 SM의 불투명한 정산과 정산 내역 및 근거 제공 불응, 10년 이상의 부당한 장기 계약 등이었다.

세 사람의 주장에 대해 SM은 즉각 입장을 내고 반박에 나섰다. SM은 "아티스트들에게 정산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며 열람할 수 있도록 했으며 공정거래위원회 및 문화체육관광부가 제정 및 권고하고 있는 표준전속계약서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라며 백현 시우민 첸의 전속계약 해지 통보 배경에 불순한 의도를 가진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상황 속 세 멤버와 접촉한 '제3의 세력'으로 빅플래닛메이드엔터와 MC몽까지 언급되며 사태는 더욱 확대됐다. 제기된 접촉설에 대해 빅플래닛메이드와 백현 시우민 첸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빅플래닛메이드의 개입 여부를 떠나 SM이 주장한 '제3의 세력'의 정체에 대한 각종 추측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데뷔 11년 만에 불거진 세 사람의 전속계약 해지 통보 논란은 이들이 속한 그룹 엑소의 미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엑소 역시 지난 2012년 데뷔 이후 중국인 멤버들의 잇따른 그룹 탈퇴, 잔존한 멤버들의 사생활 논란 등 다양한 변곡점을 거쳐 왔으나, 한국인 멤버들의 직접적인 이탈 이슈를 맞닥뜨린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위기를 딛고 9인 체제로 명맥을 이어온 엑소는 최근 팬들의 염원 속 9인 완전체 컴백을 예고하며 K팝 시장에 기대감을 전한 바 있다. 멤버들이 연달아 군백기에 돌입하며 오랜 시간 완전체 활동 공백을 이어왔던 만큼 이들의 완전체 컴백에 대한 기대는 여느 때 보다 높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컴백 준비 중 카이가 갑작스럽게 입대 통보를 받고 군 복무를 시작하며 높은 기대를 자아냈던 엑소의 완전체 컴백은 다시금 요원해졌다. 카이와 함께 입대를 앞두고 있던 세훈 역시 입대를 하게 될 경우 가까워졌던 엑소의 완전체 컴백은 약 2년여 후로 전망된 탓이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엑소는 올해 중순 컴백을 통해 완전체 컴백 연기에 대한 아쉬움을 달랠 예정이었으나, 백현 시우민 첸의 분쟁이 가시화되며 이 마저도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 됐다. 물론 세 사람과 SM 양측이 현재 엑소 컴백 활동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백현 시우민 첸은 법정 싸움과 별개로 향후 엑소 멤버로서의 활동을 함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는 입장까지 밝혔지만 이번 논란 이후 이들의 계획대로 완전체 활동이 정상 진행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전히 백현 시우민 첸과 SM의 입장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고, 법정 싸움까지 예고한 갈등은 현재 진행형이다. 데뷔 12년 차에 맞은 엑소의 최대 위기 속, 이들의 향후 행방은 어떻게 될 팬덤을 비롯한 많은 이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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