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가 추진 중인 대중교통 전면 무료화 정책을 ‘성공 모델’로 만들기 위해 대중교통혁신 추진단을 꾸리는 등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대중교통 무료화는 이동복지 강화와 도심 차량 정체 해소, 탄소 배출 저감을 통한 기후, 환경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 DC 등 선진국의 주요 도시들이 시행하는 세계적 추세의 정책. 국내서는 세종시가 처음 추진한다. 세종시가 투입 재정 이상의 효과를 이끌어 낸다면 대한민국 행정수도는 물론 '중원의 중심'을 내다보고 있는 세종시의 국내외 위상이 격상될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 관계자는 6일 “승용차 중심의 도시가 돼 몸살을 앓고 세종시를 도시 설계 본연의 ‘대중교통 중심 도시’로 기능할 수 있도록 버스요금 전면 무료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만반의 준비로 국내에서는 물론 해외서도 평가받는 교통 정책, 교통혁명 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는 이를 위해 고기동 행정부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중교통혁신 추진단을 꾸려 버스요금 전면 무료화 작업에 나섰다. 세종시 관계자는 “4월 말 버스요금 무료화 연구용역에서 비용 대비 편익(B/C)이 1.68로 나와 정책 추진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며 “내년 9월부터 승용차 이용이 가장 많은 출퇴근 시간대 버스요금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면적인 실시는 2025년부터다.
이를 위해 세종시는 세부 이행 계획 수립과 관련 조례 마련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무료 이용 대상이 세종시민으로 제한되는 만큼 이용 교통카드의 정산 및 환급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고, 무료화 전면 시행에 따른 운수사 지원 예산이 연 800억 원으로 늘어나는 만큼 법안 마련도 필수적이다.
대중교통 이용률을 제고하기 위해 버스노선 개편과 신설 작업도 병행된다. 세종시 버스 수송 분담률은 7%로, 광역시 평균(16.2%)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8개 시 중 가장 낮다. 세종시 관계자는 “광역통행이 많은 세종시 특성상 인근 도시를 연결하는 광역버스 노선도 신설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출퇴근 시간 정체 시간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설노선은 M-Bus를 포함 대전 3개, 청주 1개, 세종~공주 BRT 1개 노선 등이다. 또 굴절도가 높은 버스 노선을 가진 지역의 대중교통 이용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7개의 노선을 신설한다.
'무료 버스' 수식어 달고 나온 대중교통 정책은 더러 있다. 그러나 세종시가 2025년 전면 시행을 목표로 추진 중인 버스 무료 정책은 이용객의 나이와 소득에 관계 없이 무료로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최초다. 충남도 제주도 경기도 등이 버스 요금 지원 사업을 하고 있지만, 청소년, 고령층, 국가유공자 등 대상이 제한돼 있다.
해외에서는 미 캔자스시티, 룩셈부르크 수도 룩셈부르크시, 프랑스 됭케르크시, 에스토니아 탈린시 등이 전 주민을 대상으로 버스 등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캔자스시티가 대중교통 무료화 후 승객이 20%가량 늘었다.
세종시 관계자는 “15년 전 창원시가 국내 처음으로 공유자전거 ‘누비자’ 서비스를 시작한 뒤 전국으로 확산한 것처럼, 세종시의 대중교통 전면 무료화 정책도 전국으로 뻗어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도심 교통체증 해소를 위한 수단으로서의 정책을 넘어 기후, 환경 문제에도 대응하는 국내 최초의 대중교통 정책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