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강력한 출력을 앞세운 대담한 주행 – 포르쉐 카이엔 터보 쿠페

입력
2023.06.02 13:30

포르쉐 브랜드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SUV 모델, 카이엔은 어느새 3세대의 전환점에 이르고 있다. 카이엔은 누적 판매는 물론, ‘현재의 판매’에 있어서도 우수한 실적을 올리며 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경험과 노하우가 가득 담긴 MLBevo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파워트레인, 그리고 포르쉐의 노하우는 물론 쿠페형 실루엣을 더한 ‘카이엔 쿠페’ 또한 등장하는 등 소비자 요구에 따른 다양한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채용하며 경쟁력 역시 튼실한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550마력의 심장을 품은 포르쉐 카이엔 터보 쿠페를 다시 만났다. 과연 카이엔 터보 쿠페는 어떤 매력과 가치를 선사할까?

시승을 위해 준비된 카이엔 터보 쿠페는 말 그대로 ‘카이엔의 체격’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브랜드가 밝힌 제원에 따르면 카이엔 터보 쿠페는 4,939mm의 전장을 갖췄으며 전폭과 전고는 각각 1,989mm와 1,653mm로 쿠페형, 그렇지만 여유롭고 거대한 SUV의 매력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여기에 2,895mm에 이르는 휠베이스, 2.3톤에 육박하는 무게를 갖췄다.

대담하게 그려진 카이엔 터보 쿠페

카이엔 쿠페는 말 그대로 카이엔에 쿠페형 디자인을 부여한 것으로 매력적인, 그리고 유려한 크로스오버의 감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특히 ‘고성능 모델’에 어울리는 대담한 바디킷이 더해져 시각적인 매력, 그리고 주행 성능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더하는 모습이다.

카이엔 터보 쿠페의 전면 디자인은 고성능 모델에 걸맞은 모습이다. 카이엔 고유의 곡선 중심의 형태 위에 더 많은 공기를 삼킬 수 있도록 대담하게 다듬어진 프론트 그릴, 그리고 포르쉐 911의 감성을 떠올리게 하는 헤드라이트 등이 시선을 집중시킨다.

측면은 쿠페형 SUV의 가치를 제시한다. A필러부터 트렁크 리드까지 세련되게 그려진 실루엣을 갖춰 고성능 쿠페형 SUV의 정체성이 명확히 드러낸다. 여기에 독특한 매력이 도드라지는 휠, 고성능 브레이크 시스템 등이 시선을 끌며 강력한 주행 성능을 예고한다.

끝으로 후면에서는 카이엔 쿠페의 완성도 높고 깔끔한 실루엣이 돋보인다. 특히 가로로 길게 이어진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더하며 ‘포르쉐 911’과의 감성적인 동질감을 제시하고 있으며 고성능 모델의 감성을 제시하는 머플러 팁, 리어 스포일러 등이 인상적이다.

스포티한 감성을 품은 실내 공간

카이엔 터보 쿠페의 실내 공간은 여느 카이엔의 구성과 동일한 모습이지만 고성능 모델인 만큼, 더욱 강렬한, 그리고 스포티한 감성을 과시한다.

실제 카이엔 특유의 깔끔하고 직선적인 대시보드의 구성 위에 다섯 개의 클러스터 및 아날로그 속도계를 품은 최신의 계기판이 시선을 끌고 공간을 가득 채우는 붉은색 가죽이 ‘선명한 대비’를 이룬다.

여기에 포르쉐 고유의 스티어링 휠, 그리고 이제 곧 사라질 예정인 ‘기어 레버’가 드라이빙의 기대감을 더한다.

센터페시아부터 센터터널에는 PSM을 구현하는 와이드 디스플레이 패널이 더해져 다양한 기능을 손쉽게 조작할 수 있게 하였으며, 한글화 수준도 우수한 만큼 차량 만족감을 더욱 높인다.

여기에 보스 사운드 시스템을 더해 주행 중의 만족스러운 청음 경험은 물론, 잠시 쉴 때에도 ‘매력적인 사운드’를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실내 공간의 구성 역시 고급스러움과 스포티한 감성이 돋보인다. 독특한 패턴 부분과 깔끔한 가죽을 조합한 시트는 헤드레스트 일체형 방식을 채택해 운전자 및 탑승자에게 더욱 명확하고 견고한 착좌감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1열 공간에 이어지는 2열 공간 역시 충분하다. 쿠페형 차체로 헤그룸이 조금 낮게 느껴지지만 기본적인 공간이 충분해 만족감이 높다. 여기에 1열 시트와 같은 스포티하고 고급스러운 시트가 역시 플러스 요인이다.

적재 공간도 충분하다. 트렁크 게이트를 들어 올리면 깔끔하게, 그리고 넉넉하게 마련된 적재 공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본적인 공간이 넉넉할 뿐 아니라 상황에 따라 2열 시트를 4:2:4 비율로 폴딩할 수 있어 다채로운 상황, 현장에 능숙히 대응할 수 있다.

V8 심장, 그리고 550마력

카이엔 터보 쿠페의 핵심은 바로 강력한 성능에 있다.

큼직한 보닛 아래에는 최고 출력 550마력과 78.6kg.m의 풍부한 토크를 제시하는 V8 4.0L 가솔린 터보 엔진이 자리한다. 강력한 파워 유닛은 8단 팁트로닉 S 변속기, 그리고 사륜구동과 조합되어 대담하고 폭발적인 움직임을 보장한다.

실제 정지 상태에서 단 3.9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최고 속도도 286km/h에 이른다. 다만 강력한 성능, 그리고 육중한 무게로 인해 공인 연비는 6.6km/L로 타협이 필요하다.

대담함으로 시선을 끄는 드라이빙, 카이엔 터보 쿠페

카이엔 터보 쿠페의 외형과 실내 공간을 충분히 둘러본 후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붉은 가죽, 그리고 포르쉐 고유의 공간 구성이 주행에 대한 기대감을 더한다.

SUV 형태로 인해 시트 포지션이 다소 높은 편이지만 시트의 형태 및 구성에 있어서는 여느 SUV 대비 더욱 공격적이고 스포티한 감성이 도드라진다. 더불어 강력한 ‘엔진 사운드’ 역시 매력적이다.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맹수가 포효를 하듯 대담한 소리와 함께 폭발적인 성능이 고개를 든다. 이러한 출력이 전개되는 순간은 긴장감과 함께 즐거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특히 카이엔 쿠페라는 거대한 체격의 차량을 과격할 정도로 밀쳐내는 성능은 말 그대로 짜릿하다.

더불어 RPM 상승에 맞춰 울려 퍼지는 사운드 역시 치명적이다. 발진 가속 성능은 물론이고 추월 가속, 고속 주행 등 ‘성능’이 필요한 영역에서는 아무런 ‘제약’이 없는 모습이다. 주행을 이어갈 수록 ‘성능에 대한 의구심’을 갖는 것 자체가 미안할 정도다.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엔진과 합을 이루는 8단 변속기는 드라이빙에 대한 만족감을 더욱 높인다. 기본적인 변속 속도는 물론이고 변속 사황에서 운전자에게 느껴지는 질감 역시 우수한 모습이다.

특히 주행 모드에 따라 부드러움, 그리고 과격함을 모두 아우르며 ‘정교하게 다듬어진 포르쉐’의 진가를 느끼게 한다. 그리고 시프트 패들이 주는 적극적인 수동 변속, 그리고 다루는 즐거움 역시 선명히 드러낸다.

카이엔 터보 쿠페는 거대한 체격, 그리고 2.3톤에 육박하는 무게를 갖고 있어 그 움직임이 다소 무겁고 둔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운전자는 이러한 ‘단점’은 전혀 느끼지 못한다.

스티어링 휠 조향에 대한 차체의 반응은 너무나 날카로운 뿐 아니라 큰 체격에도 불구하고 운전자의 의지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하체 및 서스펜션 시스템, 그리고 강력한 성능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요소들이 더해져 주행 가치를 더욱 높인다.

기본적으로 강인한 성능을 앞세운, 그리고 대담한 드라이빙에 초점을 맞춘 차량인 만큼 ‘여유’가 그리 넉넉한 편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견고하게, 단단하게 조여진 탓에 노면에 대해 부드럽게 대응하기 보다는 ‘어느 정도 단단한 질감’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노면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주행을 이어갈 때에는 그 충격이 더러 느껴지는 편이다. 민감한 운전자라 한다면 때로는 부담스러울 수 있으리라 생각됐다. 그러나 이는 ‘차량의 성향’으로 인한 셋업의 차이지 문제점으로 느껴지진 않았다.

그래도 이러한 견고한 셋업 덕분에 카이엔 터보 쿠페는 일상의 도로 위를 대담하게 달리는 것 외에도 상황에 따라 언제든 트랙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자신감을 주는 차량이다. 그리고 실제 트랙에서의 ‘주행 성과’ 역시 출중하기에 그 매력은 더욱 돋보인다.

좋은점: 3세대 카이엔의 우수한 완성도, 그리고 550마력의 성능

아쉬운점: 좋지 않은 노면에서 느껴지는 노면 스트레스

매력적인 퍼포먼스 SUV, 카이엔 터보 쿠페

강력한 성능을 갖췄지만 워낙 견고한 성향을 가진 카이엔 터보 쿠페는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차량’이라고 하기엔 내심 아쉬운 부분이 있다.

그러나 고집스러울 정도로, 그리고 개성이 돋보일 정도로 견고한 다듬어진 구성, 그리고 여느 차량에서 쉽게 경험할 수 550마력이라는 성능은 분명 ‘달리기에 대한 욕구’가 있는 이들을 유혹하기엔 충분할 것이다.

그렇게 대담한 주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카이엔 터보 쿠페는 매력적인 대답이 될 것이다.

모클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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