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군사정찰위성 1호기 발사에 실패한 사실을 대외적으로 즉각 발표한 것과 달리 사흘째 내부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있다. 추가 발사 후 성공으로 포장해 내부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 등 북한 주민들이 보는 대내용 매체들은 2일까지 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탑재한 로켓 ‘천리마 1형’ 발사 실패 소식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앞서 북한이 지난달 31일 발사에 실패한 지 사흘째다.
대외적으로는 발사 실패를 자인하고, 발사 사진을 공개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북한은 발사 2시간 30분여 후 대외용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군사정찰위성 발사 시 사고 발생’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고 “31일 6시 27분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신형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에 탑재해 발사했다”며 “천리마 1형은 정상 비행하던 중 1계단(단계) 분리 후 2계단 발동기의 시동 비정상 탓에 추진력을 상실하면서 서해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이튿날에는 역시 같은 매체를 통해 로켓 발사 당시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또, 10여 년 전 발사 실패를 즉각 내부적으로 알렸던 것과도 대비된다.
북한은 2011년 4월 13일 광명성 3호를 실은 발사체 은하 3호가 공중 폭발하자 발사 실패 4시간여 후에 발사체가 궤도 진입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대외적으로 발표했고, 곧이어 대내용 매체인 조선중앙TV와 조선중앙방송(라디오)을 통해 긴급보도했다.
이번 발사 실패를 내부적으로 함구하는 건 △구체적인 발사 시기를 공개한 적이 없는 점 △발사 실패 직후 2차 발사를 예고한 점 등을 들어 추가 발사에 성공한 뒤 이를 알리려 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31일 0시부터 이달 11일 0시 사이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국제해사기구(IMO) 등에 알렸다. 발사 실패 후 “가급적으로 빠른 기간 내에 제2차 발사를 단행할 것”(국가우주개발국)이라거나 “군사정찰위성은 머지않아 우주 궤도에 정확히 진입해 임무 수행에 착수하게 될 것”(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라며 추가 발사 의지를 공언했다. 11일 이전 북한이 추가 발사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