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자격시험을 치른 수험생 609명의 답안지를 채점하기도 전에 파쇄한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어수봉 이사장이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1일 고용노동부와 공단에 따르면, 어 이사장은 최근 고용부에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어 이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였다.
어 이사장은 지난달 23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올해 4월 23일 서울 은평구 연서중학교에서 공단 주관으로 치러진 '2023년 정기 기사·산업기사 제1회 실기시험'의 61개 종목 답안지 609장이 채점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파쇄됐다고 밝히며 공식 사과했다.
당시 어 이사장은 "시험 종료 후 답안지가 포대에 담겨 공단 서울서부지사로 운반됐는데, 이후 인수인계 과정에서 착오로 해당 포대가 채점센터로 옮겨지지 않았다"라고 설명하며 "자격검정 관리를 소홀하게 운영해 시험 응시자에게 피해를 입힌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공단은 응시자 609명이 추가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해 피해를 최대한 보상하겠다고 발표했다. 별도의 금전 보상 등 세부 보상 방안도 검토 중이다. 피해자들은 법률대리인을 선임해 공단을 상대로 국가배상 단체소송을 준비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고용부는 공단에 대해 특별 감사에 착수한 상태다. 국가자격시험 관리감독 과정 전반에 대한 감사가 이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