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20세 이하(U-20) 월드컵 개최국이자 이 대회 최다 우승국인 아르헨티나가 16강에서 탈락했다. 대회 첫 출전국인 이스라엘의 선전과 함께 이번 대회 최대 이변으로 꼽힌다.
아르헨티나는 1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산후안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산후안 델 비센테나리오에서 열린 대회 16강전에서 나이지리아에 0-2로 완패했다.
U-20 월드컵 최다 우승(6회) 기록을 가지고 있는 아르헨티나는 22년 만에 열린 자국대회에서 내심 7번째 우승을 노렸다. 조별리그를 3전 전승으로 통과하며 전통의 강호다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 무려 27개의 슈팅을 시도하고도 단 한 골도 뽑아내지 못하며 결정력 부재에 시달렸다. 반면 나이지리아는 10개의 슈팅 중 2골을 성공시키는 효율적인 축구로 대어를 낚았다. 후반 61분 이브라힘 무함마드가 선제골을 터트렸고, 후반 추가시간 릴와누 사르키가 쐐기를 박았다.
충격적인 결과였지만 예견된 부진이기도 하다. 아르헨티나는 이번 대회 지역예선 격이었던 2023 남미 U-20 챔피언십 1차 조별리그에서 4위를 기록, 3위까지 주어지는 최종 라운드 진출권을 따내지 못했다. 브라질과 한 조에 묶이는 불운이 겹치기도 했지만, 1승 3패의 초라한 성적표는 분명 아르헨티나의 경기력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내용 면에서도 4경기를 치르는 동안 3득점에 그칠 만큼 화력이 약했고, 6실점을 기록한 수비조직력 역시 기대에 못 미쳤다.
지역예선에서 탈락한 아르헨티나는 대회 개막을 약 한 달 남겨둔 시점에 새로운 개최국으로 선정돼 가까스로 본선에 합류했다. 원 개최국이었던 인도네시아가 자국 내 ‘반이스라엘’ 정서 탓에 개최권을 박탈당하면서 어부지리로 참가 자격을 얻은 것이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끝내 희망의 불씨를 살리지 못했다.
반면 사실상 아르헨티나의 본선 진출을 이끈 이스라엘은 이번 대회에서 기적을 써 내려가고 있다. U-20 월드컵에 첫 출전한 이스라엘은 ‘유럽축구의 변방’이라는 그간의 이미지를 씻고 대회 8강에 선착했다.
과정도 기적의 연속이었다. 조별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1무 1패를 기록하고 있던 이스라엘은 최종전이었던 일본과의 대결에서 후반 추가시간 천금 같은 역전 결승골(2-1 승리)을 터트리고 16강에 합류했다. 한 명이 퇴장당해 수적 열세에 몰렸던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기적과 같은 승리였다. 우즈베키스탄과의 16강전에서도 후반 추가시간 득점에 성공하며 1-0으로 8강행을 확정 지었다.
이스라엘의 약진 역시 우연은 아니다. 이스라엘은 지역예선이었던 2022 유럽축구연맹(UEFA) U-19 챔피언십에서 잉글랜드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한 복병이다. 특히 대회 4강에서 프랑스를 2-1로 꺾는 파란을 연출하기도 했다. 엘 얌 칸세폴스키, 아난 칼일리 등 ‘황금세대’의 등장을 알린 이스라엘은 4일 우승후보 브라질과 준결승 진출을 겨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