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서 OTT 보고 팟캐스트 듣고…인포테인먼트 전쟁 뜨거워진다

입력
2023.06.05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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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이달부터 왓챠·웨이브·팟빵 콘텐츠 제공



국내에서도 자동차 실내 공간 활용의 변화가 본격화된다. 현대차와 기아가 차량에 장착된 디스플레이 등을 통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콘텐츠를 감상하거나 팟캐스트를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는 시대를 열면서다. 테슬라를 중심으로 활성화해 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차량 맞춤형 콘텐츠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기아는 이달 왓챠, 웨이브 등 인포테인먼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배포를 시작해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5일 밝혔다. 해당 기능은 고급형 6세대 내비게이션이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ccIC' 및 'ccNC' 시스템이 들어간 현대차·기아·제네시스 차량에서 먼저 쓸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차량용 유료콘텐츠 시장 열린다


이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의 핵심은 '시네마' 기능이다. OTT 콘텐츠를 내비게이션 화면으로 감상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앞서 테슬라가 센터페시아(대시보드 중앙의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컨트롤 패널 보드)에 위치한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넷플릭스와 유튜브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BMW가 7세대 7시리즈 뒷좌석에 대형 디스플레이를 담아 동영상 콘텐츠를 볼 수 있게 만드는 등 수입차 브랜드가 시도한 기능들을 국산화 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업계에선 이번 시도를 차량용 유료 콘텐츠 전쟁 '참전'으로 보고 있다. 실제 시네마 기능 활용을 위해서는 현대차·기아·제네시스가 제공하는 커넥티드카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스트리밍 플러스(월 7,700원)' 서비스에 가입해야 한다. 이는 왓챠나 웨이브에 가입한 고객이어야 쓸 수 있고 안전을 위해 주차(P) 상태에서만 콘텐츠를 볼 수 있다.

국내 최대 팟캐스트 서비스 팟빵도 차량 전용 서비스 '팟빵 Auto(오토)'를 통해 차 안에서 이용할 수 있다. 이는 현대차그룹과 팟빵이 손 잡고 만든 오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로 현대차그룹 고객은 로그인이나 광고없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고 그룹 관계자는 설명했다.



달리는 게임방, 차 안의 오케스트라 시대



차량 내 콘텐츠 경쟁은 자율주행 기술 발달과 맞물려 급격히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1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인 CES 2023에서도 차량을 '달리는 게임방'으로 만들기 위한 구상을 알린 소니와 혼다의 합작 전기차 '아필라'가 큰 주목을 받았다. 삼성전자가 인수한 하만은 차량용 오디오기술을 접목해 '차 안의 오케스트라'를 구현한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최근 이동통신 3개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차량 전용 5G요금제를 내놓는 등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과 연관된 산업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차 안에서도 고객이 원하는 콘텐츠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게 됐다"며 "편리하고 안전한 이동 경험을 위해 새로운 서비스와 편의 사양을 꾸준히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