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공예 축제가 올가을 충북 청주에서 펼쳐진다. 무대는 9월 1일부터 10월 15일까지 45일간 청주 문화제조창 일원에서 열리는 청주공예비엔날레. 13회를 맞은 올해 행사의 주제는 ‘사물의 지도-공예, 세상을 잇고, 만들고, 사랑하라’이다. 강재영 예술감독은 “인류가 그리는 다양한 ‘사물’을 통해 공예의 현주소를 돌아보고 미래 세계를 열어가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주제를 담은 본전시에는 20개국의 작가들이 3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청주공예비엔날레 1회(1999년) 대상 수상자로 유려한 선을 강조하는 히로시 스즈키(일본), 대형 타피스트리 작품으로 유명한 알렉산드라 케하요글루(아르헨티나) 등 세계적인 작가가 창작품을 내놓는다. 다양한 재료로 미학적 요소를 극대화하는 빔 델보이(벨기에)와 산업폐기물 재활용 디자인으로 이름난 스튜디오 더스댓(네덜란드) 등은 공예의 미래를 제시한다.
세계 최고의 공예가와 작품을 뽑는 국제공예공모전에는 프랑스 파라과이 이집트 등 54개국에서 886개 작품이 쏟아졌다. 8월 초 발표될 공모전 수상작은 비엔날레 기간 전시와 출판물을 통해 만날 수 있다. 비엔날레조직위는 올해 처음으로 공모전 수상작 일부를 제로베이스 경매에 부치기로 했다. 제로베이스 경매란 새 작품을 0원부터 시작해 응찰하는 방식으로, 작가에겐 시장 참여의 기회를 넓혀주고, 관람객에겐 직접 작가와 시장을 키우는 즐거움을 제공한다. 조직위 관계자는 “이번 제로베이스 경매가 공예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작가들의 창작 동기를 수직 상승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올해 초대국가관의 주인공은 정열의 나라 스페인이다. 스페인공예진흥원이 선정한 32명의 작가가 ‘Soul+Matter’란 주제로 150여 점의 작품을 갖고 한국을 찾는다. 스페인 공예는 화려함과 우아함, 자연주의와 장인 정신이 혼합돼 다양한 매력을 발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청주공예비엔날레 홍보대사로 위촉된 방송인 손미나씨는 여행 토크쇼로 스페인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관객에게 들려준다. 손씨는 2006년 스페인 문화 홍보대사로 임명된 후 스페인과 한국을 잇는 민간 문화외교관 역할을 해왔다.
올해 공예비엔날레는 관람객 모두가 함께하는 열린 축제를 지향한다. 시민들이 다양한 콘텐츠로 자유롭게 행사에 참여해 45일간 ‘문화의 바다’를 이룰 참이다. 대표적인 참여 프로그램은 ‘어마어마 페스티벌’이다. 여기엔 총 250개 팀 500여 명의 시민·예술인이 동참해 사물전, 공예마켓, 공연 등 다채로운 복합문화 마당을 제공한다. 비엔날레 조직위는 어마어마 페스티벌에서 판매·체험·공연을 운영할 이들을 공개 모집 중이다. 참여·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부스료와 입장료는 무료로 진행한다.
다양한 기관과 연계한 전시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한국문화재재단에서는 문화재를 테마로 한 미디어아트 전시로 전통공예의 원류를 보여준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에서는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피카소 도예’로 명작의 감동을 전한다.
청주시는 이번 공예비엔날레를 계기로 세계적인 공예 도시로 자리매김할 참이다. 성공적인 행사를 기반으로 내년에 유네스코 창의도시와 세계공예가협회 선정 공예도시에 도전할 예정이다. 공예학교와 공예연구소도 설립해 세계 공예문화를 선도하는 도시의 위상을 확고히 할 생각이다.
변광섭 조직위 집행위원장은 “이번 행사는 공예를 청주의 문화브랜드로 각인시키는 무대”라며 “시민에게 다시 사랑받는 비엔날레, 공예로 시민 모두가 행복한 한마당 잔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