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차 국고보조금 사업 278개 중 '정상' 평가 6개 불과

입력
2023.05.3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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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176개, 역대 최대 비중
"절감 재원, 약자 복지에 재투자"

3년째 국가 재정이 투입되고 있는 국고보조사업 278개 중 앞으로도 지금처럼 운영하면 된다는 ‘정상 추진’ 평가를 받은 사업이 고작 6개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퇴출ㆍ축소 등 구조조정 대상 명단에 오른 부실 사업은 무려 10개 중 6개꼴이었다.

기획재정부는 30일 최상대 제2차관 주재로 올해 첫 ‘보조금관리위원회’를 열어 ‘2023년 보조사업 연장평가(안)’를 심의ㆍ의결했다. 국고보조금은 국가 외 민간단체가 행하는 사업에 정부가 지원하는 예산으로, 존속 기간(3년)이 만료되는 국고보조사업의 실효성을 평가하는 제도가 보조사업 연장평가다.

평가안에 따르면, 278개 평가 대상 사업 가운데 ‘정상 추진’ 평가를 받은 사업은 6개에 불과했다. 비중은 2.2%로, 2016년 연장평가 도입 이래 최소 수치다. 반면 전체의 63.3%에 달하는 176개 사업은 예산이 끊기거나 깎이는 구조조정 대상으로 판정됐다. △11개가 즉시 폐지 △22개가 단계적 폐지 △2개가 통폐합 △141개가 감축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구조조정 대상으로 지목되지 않은 102개 사업 중에서도 대다수인 96개는 사업 방식 변경을 통해 효율화해야 한다는 게 평가단 의견이었다.

감축 대상ㆍ수준이 제시된 이번 평가 결과는 내년도 부처별 예산요구안에 반영돼 이달 말 기재부에 제출되고 예산 편성 과정에서 구체적 감축 규모가 결정된다. 보조사업 연장평가 최종 결과는 내년 예산안과 함께 9월 초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최 차관은 “보조사업 정비야말로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지출 혁신의 핵심 과제”라며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절감된 재원이 취약계층 등 약자 복지 분야에 재투자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국고보조사업 구조조정 강도가 높아진 것은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부터다. 작년 처음 구조조정 사업 비율이 절반을 넘긴 데(52.2%) 이어, 올해는 60% 이상의 보조사업이 사라지거나 쪼그라들 위기에 놓였다. 이는 문재인 정부 때 보조금 규모가 급증하며 관리가 허술해지고 사업 운영이 방만해졌다는 인식 때문이다. 지난해 보조사업 규모는 102조3,000억 원이고, 올해 평가 대상이 된 278개 사업에 지원된 보조금은 약 8조1,000억 원이다.

세종=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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