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와 세대를 아우르는 K-컬처의 힘
우리나라 국민들이 평소 가장 많이 즐기는 영화나 대중음악을 비롯해 미술, 클래식 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에서 세계적인 예술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우리 영화가 오스카상을 받는 것도, 대중음악이 빌보드 톱에 오르는 것도 낯설지 않게 되었고 음악콩쿠르에서 세계적 연주자의 출발이 알려지는 것도, MZ세대가 미술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면서 미술시장 1조 원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도 장르와 세대의 지평을 넓혀가며 문화예술이 성장하고 있음을 뜻한다.
그래서일까, 많이 접해 볼수록 더 좋은 것을 즐기고 소유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 것을 반영하듯 문화체육관광부의 '2021 국민문화예술 활동조사'에 따르면 문화예술행사 시 우선적으로 보완이 필요한 것에 38.3%가 '작품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응답하였다. 그다음은 '관람 비용을 낮추어야 한다(23.5%)', '가까운 곳에서 열려야 한다(14.5%)' 등의 순이었다. 특히 수도권 및 광역시 등 대도시 응답자들은 '거주하고 있는 광역시도' 내에서 문화예술행사를 관람하는 비율이 92.3%에 달하는 반면 읍·면지역 거주자의 경우 66.0%만이 '거주하고 있는 광역시도' 내에서 관람하고 있어 문화예술을 즐기기 위해 먼 지역으로 이동하는 사람도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후원으로 더 빛을 발하는 아트
문화예술작품의 질을 높이고 지역격차 없이 부담 없는 비용으로 예술을 접하기 위해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은 바로 개인이나 단체의 '후원'이다. 후원은 드러나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예술가를 발굴하여 돕고 예술작품의 가치를 많은 사람이 접할 수 있도록 돕는 활동이라 할 수 있다. 특히 2014년 제정 및 시행된 '문화예술후원 활성화에 관한 법률'(약칭 문화예술후원법)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 주최로 모범적인 문화예술후원활동 성과를 낸 기업이나 단체 그리고 문화예술후원 매개활동의 전문성을 갖춘 단체에 대한 '문화예술후원 인증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2022년 12월 기준, 8개의 문화예술후원매개단체와 53개의 문화예술후원우수기관이 인증을 받았으며 문화예술후원매개단체에서는 '문화예술후원매개전문가'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문화예술단체와 예술가를 기업이나 개인 후원인과 연결하여 문화예술후원을 확산하고 있다.
예술가의 재능과 기업의 안목이 만나 시너지 창출
해외에선 '아트펀드레이저'로 불리며, 미국의 경우 다양한 기업, 전문업체 등에서 1만 명 가까이 활동할 만큼 활성화된 직업이지만 아직 국내에는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예술가에 대한 금전적 지원을 위한 기부연결 정도로 인식하는 경향도 있고, 종사 인원도 아직은 소수이지만 기업의 관심제고로 점차 종사 규모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지역의 문화재단이나 기업 내 문화예술후원부서, 문화예술 관련 NGO 등에 종사하며 기부자를 발굴하여 문화예술단체나 예술가에게 재원을 지원하는 중간역할을 수행하는데, 이때 단순히 재정적 규모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후원을 통해 예술가는 작품의 질을 높이면서 지속가능한 활동을 하도록 돕고 후원자는 예술을 통해 ESG의 가치를 실현하여 서로 시너지를 창출하도록 지원한다.
문화예술 후원매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문화예술 관련 지식과 문화예술 후원업무 전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며 협의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위해 대인관계에 능숙하다면 유리하다. 그 외 사업 관리를 위한 사업기획 및 재무 등의 관리능력도 요구된다.
최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 관련기관에서 인력을 양성하는 데 문화예술 관련 전공자, 예술단체 재직자, 기업의 마케팅담당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이 교육에 참여하고 있으며 관심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K-컬처가 세계로 뻗어가는 이때, 국내 예술인의 해외진출을 후원하고 세계가 주목할 만한 콘텐츠 창작을 적극 지원하는 중심에는 문화예술후원매개전문가가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