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건립 기념일을 맞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5시간 이상 야간 공습을 퍼부었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최대 규모의 드론 공격이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5시간 넘게 키이우가 러시아군의 이란산 드론 54대로 공격받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이중 52대를 격추했으나, 2명이 사망하고 최소 3명이 다쳤다. 전쟁 발발 이후 이날까지 러시아군은 키이우에만 14차례 드론 공격을 감행했으며, 규모 면에서는 이번이 가장 컸다는 게 우크라이나 측 설명이다.
특히 이날은 '키이우의 날'이었다. 5세기 세워져 동슬라브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한 키이우 건립을 기념하기 위해 1982년 제정됐다. 전쟁 전에는 거리 공연과 불꽃놀이가 열리는 축제일이었다. 올해도 주민들은 평소보다 규모는 작지만 축제를 준비하고 있었던 만큼, 러시아가 일부러 이날의 키이우를 노린 게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대대적 공습에 맞서 싸운 자국 방공부대와 응급구조대를 치하하며 "여러분이 적군의 드론과 미사일을 격추할 때마다 생명을 살린다. 여러분이 영웅이다"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이날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를 지원하기로 한 서방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 외무장관은 자국TV와의 인터뷰에서 "서방국가들이 불장난을 하고 있다"며 "용납할 수 없는 단계적 확전 행위다. 이런 문제를 이해할 수 있는 분별력 있는 서구인들이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