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세라티(2013년식) 차주가 차량에 약 10㎝ 길이의 흠집을 냈다는 이유로 중학교 3학년생에게 2,100만 원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연이 알려졌다. 온라인상에선 이미 고장 나 있던 사이드미러 수리비를 살짝 부딪힌 어린이에게 청구해 누리꾼들 공분을 샀던 '제2의 마세라티 사건'이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아이가 자전거로 외제차를 긁었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에 따르면 중학교 3학년 자녀 A군은 21일 자전거를 타고 집에 오다 불법 주정차 구역에 주차돼 있던 2013년식 마세라티 주유구 옆 차체에 흠집을 냈다. 자전거 전용도로가 끊긴 구간에 들어서며 지나던 사람을 피하려다 주차된 차를 스치며 발생한 사고였다. A군은 차 앞 유리를 확인한 뒤, 차주 연락처가 적혀 있지 않자 스스로 112에 사고 신고 전화를 했다.
작성자는 책임감 있게 행동한 A군을 칭찬한 뒤, 부모의 운전자보험에 포함된 일상배상책임보험으로 수리비를 배상하려 했다. 그런데 차주가 보내온 견적 금액은 1,383만 원이나 됐다. 구체적인 내역을 보면 긁힌 부분과 관련 없는 후면 펜더, 펜더 엠블럼, 공기압 센서(TPMS 센서) 등이었다. 작성자는 "여기에 (수리 기간 동안 사용할 차량) 렌트비 700만 원까지 요구하고 있다"며 "보험으로 해결하려 했지만 금액이 생각보다 너무 커서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 글을 본 누리꾼들은 터무니없는 금액뿐 아니라 흠집이 난 부위와 전혀 관련 없는 부품명에 의문을 표했다. "연식이 오래된 만큼 차 값도 2,000만 원이 안 나올 것 같다", "전혀 상관없는 부품까지 견적을 내서 요구한다니 보험사기로 신고해야 할 것 같다", "견적 내준 공업사가 지인인 것 같다" 등의 반응도 이어졌다.
지난 3월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던 '인천 인피니티 사건'도 재소환됐다. 집 앞에서 학원 차량을 기다리던 어린이가 주차된 인피니티 차 사이드미러를 살짝 건드렸는데, 해당 차주가 아이가 망가뜨렸다고 주장하며 수리비 108만 원, 렌트비 300만 원을 요구한 사건이다.
누리꾼들은 해당 사연이 알려지자, 과거 포털사이트 로드뷰에서 이미 한쪽 사이드미러가 망가져있던 해당 차량 사진을 찾아내는 등 '합공'을 폈다. 결국 이 사건은 차주가 "원래 작동이 되다 안 되다 하긴 했다"고 실토하며 아이 어머니에게 "수리비 안 주셔도 된다. 커뮤니티에 올린 글만 삭제해 달라"고 부탁하며 마무리됐다. 누리꾼들 도움을 받은 작성자는 이후 "저도 다른 아이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며 한 보육원에 유아용 기저귀 600매를 보냈다는 배송 인증사진을 공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