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경기했다 하면 MVP... 리그 5도움 기록, '친정팀' 발렌시아 침몰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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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6 10:22

이강인(22·마요르카)이 친정팀 발렌시아를 또 다시 좌절시켰다. 시즌 5호 도움을 올리며 발렌시아를 침몰시킨 데 이어 라리가 공식 MVP(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이강인은 26일(한국시간) 스페인 마요르카의 에스타디 마요르카 손 모익스에서 발렌시아와 2022~23시즌 스페인 라리가 36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베다트 무리키의 결승골을 도와 팀에 1-0 승리를 안겼다.

이로써 마요르카는 13승 8무 15패(승점 47)로 11위 자리에 안착해 남은 2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잔류를 확정지었다. 반면 발렌시아(11승 7무 18패)는 승점 40으로 13위에 머물러 강등권 위기에 내몰렸다. 18위 레알 바야돌리드(승점 38)와 승점 2점차 밖에 나지 않아 남은 경기에서 무조건 승리해야 하는 부담을 안았다.

선발 출전한 이강인은 이날도 펄펄 날았다. 그는 왼쪽 윙백으로 선발 출전해 전반 수비 가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후반에는 중앙으로 이동해 자신의 진면목을 과시했다. 후반 19분 왼쪽 측면을 파고든 이강인은 문전에 있던 무리키에게 정확한 '택배 크로스'를 올렸고, 무리키는 이를 헤더골로 연결했다. 이강인 특유의 탈압박 드리블과 '칼 패스'가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그는 올 시즌 6골 5도움을 기록했고, 무리키도 14골(4위)를 완성했다.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은 이강인의 왼쪽 윙백 포지션을 실수라고 인정했다. 아기레 감독은 "내가 실수를 했다. 우리는 그 포지션(왼쪽 윙백)에 인원이 부족했다"며 "마르코스 페르난데스를 넣을 수도 있었지만 발렌시아는 이강인을 투입하면 무너질 수 있다고 생각해 이강인을 선택했는데 실험이 잘 안됐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후반전엔 팀이 더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후반엔 이강인을 중원으로 이동시켜 공격을 조율할 수 있도록 했다.

라리가 사무국은 MVP로 골을 넣은 무리키가 아닌 이강인을 선정했다. 이강인은 후반 38분 교체되기까지 도움 1개를 비롯해 드리블 성공률 100%, 패스 성공률 75%, 기회 창출 3회 등 양 팀에서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축구통계매체 풋몹은 이강인에게 양 팀에서 가장 높은 평점 8.1점을 부여했다.

마요르카는 오는 29일 FC바르셀로나, 내달 5일 바예카노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만약 모두 승리한다면 10위 권 안에 들어 유럽대항전 진출권도 노려볼 수 있다. 그러나 이강인은 이날 경기에서 수비 과정서 옐로카드를 받아 바로셀로나전에는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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