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말 SK E&S의 인천 액화수소 플랜트가 상업생산을 시작한다. 두산 에너빌리티와 효성이 각각 창원과 울산에 준비 중인 액화수소 플랜트도 6월 말, 12월 상업생산을 앞두고 있다. 세 공장이 모두 계획대로 가동되면 연간 총 4만 톤 규모의 액화수소가 생산되는데 국내 수요는 이에 한참 못 미친다. 업계는 대규모 수요 창출 필요성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수소 충전소는 229기. 모두 기체수소를 취급한다. 정부 지원금을 받아 수소충전소를 설치·운영할 민간 사업자를 모집하는 한국자동차환경협회에 따르면 올해 액화수소 충전소 구축이 본격화하지만 이미 선정된 곳(15개소)과 현재 모집 중인 곳(10개소)을 합해 25개소에 그친다. 필요한 수요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공급을 따라붙는 속도가 너무 늦으면 기업으로선 적자가 누적되는 기간이 길어져 감당하기 어렵다”며 “수소차는 전기차보다 고중량 적재, 장거리 주행에 유리한 만큼 연료 사용량이 많은 버스, 트럭 같은 대형 상용차의 수소차 전환을 더 적극 유도하면 액화수소 생산 초기에 수요 창출이 가능할 뿐 아니라 수송 부문의 탄소중립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국내에 공급된 수송용 수소는 연간 약 5,000톤으로 모두 기체수소다. 기체수소는 부피가 큰 수소 기체를 대기압의 200~700배로 압축한 뒤 유통해야 해 폭발 위험을 배제할 수 없고 이송 효율도 낮다. 이에 비해 액화수소는 대기압 수준에서 저장되고, 1회 운송량이 2톤 이상으로 기체수소(200㎏)의 약 10배다. 같은 시간에 기체수소의 4배나 충전이 가능하고, 충전소 부지 면적도 기체수소의 3분의 1 수준이다.
액화수소가 수소 모빌리티 분야의 게임 체인저라고 불리는 만큼 충전소를 비롯한 액화수소 인프라 확충이 경쟁력의 핵심이다. 업계 관계자는 “액화수소 생산·유통·활용 전반에 대한 안전기준도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LNG 밸류체인을 만든 것처럼 수소 밸류체인도 가능할 것”이라며 “다양한 소재, 부품까지 국산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