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3차 발사 시각은 25일 오후 6시 24분. 1차 발사(오후 5시)나 2차 발사(오후 4시)보다 늦어진 저녁 시간이다. 1ㆍ2차 발사 시각이 오후 4~5시였던 이유는 발사 당일 아침부터 발사체 이상 여부와 외부 변수(기상 등)를 면밀히 점검한 후 올리기 좋은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3차 발사가 이전 발사와 가장 차이 나는 부분은 실제로 쓰이는 실용 위성을 싣고 우주로 올라간다는 점.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누리호 3차 발사 시각이 저녁으로 설정됐다. ‘손님’의 요청에 따라 이 시간에 우주로 비상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까다로운 발사시각을 요구한 손님(위성)은 이번 발사의 주빈(주탑재위성) 격인 차세대소형위성 2호(NEXTSAT-2)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ㆍ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소가 제작한 이 위성은 지역시간이 오전 6시 또는 오후 6시가 되는 지역만을 계속해서 도는 여명ㆍ황혼 궤도(dawn dusk orbit)를 채택하고 있다.
차세대소형위성 2호에는 해상도 5m급의 합성개구레이더(SAR)가 탑재돼 있다. 마이크로파를 지상으로 쏜 뒤 반사되어 온 신호를 통해 지구를 관측하는 레이더다. SAR은 야간이나 악천후에도 지상을 관측할 수 있는 대신, 일반 광학레이더보다 전력을 더 많이 쓴다.
그래서 레이더 태양전지에 24시간 전력을 충전할 수 있는 궤도를 도는 것이 필수적이다. 밤과 낮의 경계 지점인 여명ㆍ황혼 궤도에서는 어느 한쪽에서 태양빛이 비치게 되는데, 바로 이쪽으로 태양전지 방향을 잡아 두면 계속 전지를 충전할 수 있게 된다. 제대로 작동하면 차세대소형위성 2호는 남반구에서 북반구로 가는 동안에는 해 뜬 직후(오전 6시), 북반구를 통과해 남반구로 향하는 동안에는 해 지기 직전(오후 6시)인 곳에서 궤도를 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