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한 목소리와 공감을 부르는 일상적인 가사의 곡들로 사랑받아온 어쿠스틱 듀오 스웨덴세탁소가 새 앨범과 단독 콘서트 소식으로 돌아왔다. 대구의 같은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하던 기타 담당 왕세윤(33)과 보컬 최인영(33)은 듀오를 결성한 후 홍대 앞 라운지나 거리에서 공연을 다니며 시나브로 팬층을 키워왔다. 2012년 첫 앨범을 발매한 후에는 ‘목소리’, ‘답답한 새벽’ 같은 잔잔한 곡들로 대중을 위로하며 인디신의 굵직한 아티스트로 자리 잡았다. 5월에 어울리는 봄노래로 찾아온 이들을 지난 22일 서울 마포구에서 만났다.
스웨덴세탁소는 지난해 결성 1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가수 최유리, 그룹 프로미스나인의 송하영 등이 이들의 노래를 리메이크하는 ‘10주년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했다. 최인영은 “과분한 축하 덕에 기쁘면서도 한편에는 불안함도 컸다”고 했다. 목소리가 아예 나오지 않아 지난 3년여간 활동을 중단해야 했던 그에게 '10주년'이라는 숫자가 무겁게 다가온 것. 이들은 지난해 발매한 앨범 ‘우리는 우리를’에 당시의 심경을 솔직하게 담았다. “나는 겁이 많아서 작은 행복에도 불안해지곤 해”라고 읊조리는 곡 ‘모래성’이나 “꼭 내 곁에 머물러줘야 해”라고 부탁하는 곡 ‘척’이 그런 곡이다.
이들의 걱정과 달리 4년 만에 열리는 다음 달 6일의 단독 콘서트는 전석이 매진됐다. 최인영은 “오랜 기간 공연을 못 했는데도 잊지 않고 와주시는 게 감사하다”며 “예전에는 공연을 앞두고 설렘보다 걱정이 많을 때도 있었는데, 이번만큼은 설렘이 훨씬 크다”고 들뜬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콘서트 때만큼은 기타·코러스에만 얽매이지 않고 특별 무대로 '깜짝 보컬'을 선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왕세윤은 이번에도 맹연습 중이다.
스웨덴세탁소는 지난 22일 새 앨범 ‘이토록 아름다운 오월에’를 발매했다. 봄을 맞이해 더 슬픈 이별을 다룬 타이틀곡 ‘메이’, 반려묘와 눈을 마주칠 때 느껴지는 충만함을 담은 ‘눈맞춤’ 등 대체로 사랑 노래로 구성됐다. 특유의 서정적인 선율과 담담한 음색은 여전하다. 최인영은 “늘 위로의 말을 인위적으로 넣기보다는 우리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담는 것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어떤 가수로 기억되고 싶을까. 최인영은 “팬들이 남긴 댓글 중 ‘첫사랑 시작도, 보내주는 것도 스웨덴세탁소 노래와 함께했다’는 내용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며 “우리 노래 한 곡쯤이 듣는 이들 삶 한 장면의 배경음악으로 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왕세윤 역시 비슷한 바람을 전했다. “살다가 중요한 옷을 세탁하는 어느 날 세탁소를 찾듯이, 문득 ‘스웨덴세탁소 노래 들어볼까?’ 하고 떠올려주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