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만 오면 '만루 사나이' 김민성, 역전 그랜드슬램 폭발...LG 단독 1위

입력
2023.05.23 22:05
23면
두산 장원준, 1,844일 만에 감격의 선발승

LG 김민성(34)이 공동 1위 팀 간 맞대결에서 시원한 역전 만루 홈런을 터뜨리며 팀을 단독 선두로 이끌었다.

김민성은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전에서 9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해 1-1로 맞선 4회초에 왼쪽 담장을 넘기는 그랜드슬램을 작렬했다. 0볼 2스트라이크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상대 좌완 선발 오원석의 3구째 낮은 체인지업을 걷어 올려 한 방에 승부를 뒤집었다. SSG 좌익수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펜스까지 따라가 글러브를 쭉 내밀었지만 홈런 타구를 잡기엔 역부족이었다.

김민성의 통산 5번째 만루포다. 앞서 4호 그랜드슬램이 터진 곳도 같은 장소다. 김민성은 지난해 9월 25일 인천 원정에서 연장 10회초 승부를 가르는 결승 만루 홈런을 쏘아 올렸다. 그리고 240일이 지난 이날 또 한 번 짜릿한 손맛을 봤다.

LG는 4회초 2사 후 만루에서 이재원의 밀어내기 볼넷과 김민성의 만루포로 주도권을 잡았고, 5회초에도 오지환의 적시타로 1점을 보탰다. 6-1로 리드한 7회초에는 2사 1·2루에서 문보경이 1타점 적시타를 쳤고, SSG 우익수 한유섬의 송구 실책에 1루 주자 오지환이 홈까지 파고들어 2점을 추가했다. 8회초엔 박해민이 1타점 적시타를 날려 쐐기를 박았다.

이날 9-1 승리로 5연승을 달린 LG는 시즌 27승(1무 14패)째를 수확하면서 공동 선두였던 SSG(26승 1무 15패)를 1경기 차로 밀어내고 단독 1위에 자리했다. LG 우완 선발 임찬규는 6이닝 동안 3피안타(1홈런) 1볼넷 3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쳐 시즌 4승을 달성했다. 4월 22일 대전 한화전부터 선발 4연승을 이어갔고, 2021년 9월 8일부터 이어진 SSG전 4연패를 끊어냈다.

염경엽 LG 감독은 경기 후 "김민성의 만루 홈런이 결정적이었다"며 "만루포를 축하해주고 싶다"고 칭찬했다. 3타수 1안타 4타점을 기록한 김민성은 "지난해 9월 인천에서 만루 홈런을 친 기억이 있다"면서 "이번엔 상대 투수가 좋은 코스에 공을 잘 떨어트렸는데, 타이밍이 잘 맞아 타구가 넘어갈 것이라 생각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불리한 카운트라 몸 쪽으로 찌르는 슬라이더를 포기하고 바깥쪽 코스를 봤는데 잘 맞아떨어졌다"고 덧붙였다.

958일 만에 선발 등판한 두산 베테랑 투수 장원준(38)은 잠실 삼성전에서 타선의 지원을 받아 양현종(KIA), 김광현(SSG)에 이어 현역 투수 세 번째로 통산 130승을 달성했다. 장원준은 5이닝 동안 7피안타 4탈삼진 4실점으로 버텼고, 타선이 선발 타자 전원 안타를 기록하며 7-5 승리를 거뒀다. 장원준이 승리 투수가 된 건 2018년 5월 5일 잠실 LG전 이후 무려 1,844일 만이다.

부산에서는 롯데가 NC에 2-0 영봉승을 거뒀고, 수원에선 키움이 KT를 3-1로 제압했다. 한화는 대전 안방에서 KIA를 9-5로 따돌렸다.

인천 = 김지섭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