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군이 군수 친구땅에 양궁훈련센터를 짓기로 해 특혜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이 땅에 거액의 이식 비용이 드는 조경수와 최근 단장한 가족묘도 있어 추가비용은 물론 사업추진 자체가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예천군은 이같은 사항은 뺀 채 군의회에 보고하고 부지 매입 등 공유재산관리계획 승인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훈련장 조성 예정지에는 10~15년생 조경용 소나무 100여그루가 심어져 있었다. 이 소나무는 사업 추진시 보상 대상이지만 군은 이를 취득대상에서 빼고 군의회에 보고했다.
조경업체에 따르면 15년생 밑둥치 굵기 20㎝ 정도일 경우 1그루에 25만원 상당의 이식비를 보상해 준다. 결국 사업을 추진하려면 땅값과 별도로 수천 만원의 이식비 부담이 불가피하다.
또 예정부지에는 최근 새단장한 산소도 있다. 모두 8기로 후손들은 지난달 길이 30m 높이 1.5m 석축도 새로 쌓았다. 후손 B씨는 "다른 곳으로 이장할 땅도 없을 뿐더러 절대 보상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묘지가 양궁훈련센터에 들어가는지 모르고 단장했는데, 보상을 노리고 묘터를 꾸몄다는 기분나쁜 소문도 들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강제수용 절차를 밟겠지만, 그 과정에 진통은 불가피하다.
한 군의원은 "집행부가 공유재산관리계획 승인 때 묘터 문제나 조경용 소나무가 매입 대상이라는 사실은 설명하지 않았다"며 "군의회에서 두 차례나 안건 채택 조차 거부할 정도로 문제가 많은 사업이었는데, 이런 중요한 사항을 뺀 것은 그 배경이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예천양궁훈련센터는 오는 2026년 연말까지 총사업비 195억원을 들여 지을 계획이다. 2만4,000㎡터에 컴파운드 경기장 9,600㎡(80m×120m)를 비롯해 지상3층 지하1층 규모의 훈련센터에 실내외 슈팅시설, 물리치료실, 영상분석실, 심리훈련실, 세미나실, 숙소 24개실, 지도자실 등을 갖춘다.
하지만 예정부지 가운데 매입비 기준 60% 이상인 여관 건물과 땅(2,982㎡)이 김학동 현 예천군수의 친구이자 예천군의회 의장을 지냈고, 지금도 지역 체육계 실권자로 알려진 A씨의 소유로 밝혀져 특혜 논란에 휩싸였다. 예천군은 하반기 추가경정예산으로 보상비 30억원을 마련할 계획이어서 군의회의 대응에 귀추가 주목된다.
예천군 체육담당부서 관계자는 "조경용 소나무는 매입할지 이식할지 정해지지 않아서 보고하지 않았고, 묘터는 예정부지가 확정된 후 해당 후손들을 설득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