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진 광주광역시 문화경제부시장이 5·18민주화운동 전야제 때 지인들과 함께 술을 마셨다가 형사 고발될 처지에 놓였다. 5·18 공법단체들이 "김 부시장이 시민 혈세로 술값을 치렀다"며 "강기정 광주시장이 그를 인사 조치하지 않으면 김 부시장을 고발하겠다"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5·18부상자회와 공로자회는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5·18 43주년 전야제에 술자리를 벌인 김 부시장은 광주 시민과 5·18 희생자들을 욕보이지 말고 즉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황일봉 5·18부상자회 회장은 "엄숙해야 할 5·18 전야제를 술파티쯤으로 착각하고 있는 사람이 광주시 부시장이라면 고위 공무원 기강이 무너진 것 아니냐"며 "강 시장이 김 부시장을 당연히 인사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강 시장이 인사 조치를 거부한다면 광주시 법인 카드로 술값을 치른 김 부시장을 고발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 언론은 김 부시장이 17일 오후 7시 30분쯤 5·18 전야제가 열리고 있는 와중에 행사장 인근인 동구 불로동 한 식당에서 지인들과 함께 술을 마셨고, 술값과 밥값으로 약 45만 원을 광주시 법인 카드로 결제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술자리 참석자들이 누구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광주시는 "김 부시장이 전야제 개막 전 금남로에서 열린 민주평화대행진에 참여한 뒤 식당에서 먼저 자리하고 있던 일부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식당을 찾았다가 술을 두 잔 정도 마시고 결제했다"고 해명했다.
김 부시장은 당시 강 시장을 비롯한 광주시 공직자 400여 명과 함께 민주평화대행진에 참여한 뒤 주요 간부들이 따로 마련한 치맥(치킨+맥주) 뒤풀이 자리에 가지 않고 문제의 술자리 식당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시장은 이튿날인 18일 미래 모빌리티 실증도시 견학을 위해 8박 9일 일정으로 미국으로 출국했다.
정의당 광주시당은 이날 논평을 내 "전야제 행사 시작 직전 자리를 떠 술자리에 참석한 김 부시장의 행보는 질타받아 마땅하다"며 "전야제 자리를 지키지 않은 것도 모자라 혈세로 술값을 치른 것에 시민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는 만큼 김 부시장은 즉각 광주 시민께 사과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