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 르네상스] 천안·홍성 국가산단 동시 선정에 삼성 56조 투자 잭팟...충남 '경제지도' 새로 그린다

입력
2023.06.06 18:20

편집자주

균형발전 선도하는 중원 자자체.기관들의 혁신 사례

충남도가 들썩이고 있다. 민선 8기 출범 채 1년도 되지 않아 굵직한 성과들을 쉴새 없이 쏟아내고 있다. 신규 국가산단 2곳이 한꺼번에 선정되는가 하면, 삼성이 50조 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충남에 투자할 전망이다. 국내외 투자유치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홍성 국가산단에 이어 예산에 농생명 그린바이오 클러스터 조성계획도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다. 서북부에 편중된 충남 경제를 도청이 소재한 내포신도시까지 확장하며 '힘쎈 충남'의 '경제 지도'를 새로 그리고 있는 것이다.

국가단산 2곳 선정...천안 미래모빌리티·홍성 미래신산업

국토교통부가 지난 3월 산업입지정책심의를 거쳐 발표한 국가산단 신규 후보지에는 충남 천안과 홍성 2곳이 포함됐다. 120년 가까이 우리나라 축산 발전을 이끈 천안종축장(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 부지는 미래 모빌리티, 홍성 홍북읍 일원은 탄소중립·미래 신산업 거점으로 탈바꿈한다.

천안 모빌리티 국가산단은 서북구 성환읍 신방리 일원 416만9,000㎡ 부지에 종축장이 이전하는 2027년부터 1조6,000억 원을 투입해 조성한다. 이 곳에는 전자감지장치, 전동기 및 발전기, 축전지, 차체 및 특장차, 자동차용 신품 전기장치, 무인 항공기 및 비행장치 제조업 등을 유치할 계획이다.

도는 이를 통해 14조2,000억 원의 생산유발효과와 5만8,000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홍성 내포신도시 미래 신산업 국가산단은 홍북읍 대동리 235만6,000㎡ 부지에 2032년까지 4,963억 원을 들여 조성한다.

중점 육성산업은 미래자동차, 2차전지, 인공지능(AI), 수소다. 핵심 업종은 산업용 가스, 구조용 금속 판제품 및 공작물, 반도체 소자, 산업용 로봇 제조업으로, 연관 업종은 액정 표시장차, 변압기, 트레일러 및 세미 트레일러 제조업 등으로 정했다.

도는 국가산단 조성을 통해 생산유발효과 6조8,000억 원, 고용유발 효과 2만3,000여명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충남 수부도시인 내포신도시 인구가 크게 늘어 자족기능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천안시, 홍성군, 한국토지주택공사 등과 사업 시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25년 국가산단 지정을 목표로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등 행정 절차 이행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4.1조+52조'...충남에 '역대급' 투자

삼성은 수도권 외 지역 투자 60조1,000억 원 가운데 90% 이상을 충남에 쏟아부을 전망이다.

삼성은 지난 4월 4일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용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아산캠퍼스에 4조1,000억 원 규모의 세계 첫 8.6세대 IT용 OLED 전용라인 구축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정부가 3월 발표한 '6대 첨단산업 육성 전략'의 첫 번째 민간투자 사례다.

삼성은 선포식에서 발표한 투자 외에도 52조 원을 도내에 투자할 계획이다. 투자 분야는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반도체 후공장 패키지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도 이날 협약식에서 삼성의 충남 투자에 힘을 실었다. 윤 대통령은 삼성의 투자를 언급하면서 "토지 이용규제 완화 등을 통한 신속한 산업단지 조성과 기업 유치로 충남의 첨단산업 생태계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이와 관련, 삼성에 성환 국가산단에 통째로 입주할 것을 요청했다. 협력업체 산단과 배후도시를 만들 수 있고, 416만㎡가 넘는 땅을 토지 수용 절차 없이 쉽게 확보할 수 있어 삼성이 첨단산업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는 장점을 적극 어필했다.

김 지사는 "삼성전자가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연구인력은 국가 전체적으로 푸는 게 일리가 있지만, 필드 분야는 지역을 한정해 선발해 달라고 이 회장에게 요청했고,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도는 이외에도 국내외 투자 유치활동을 왕성하게 펼치고 있다. 민선 8기 출범 이후 지난달 25일까지 국내 48개 기업 5조6,699억 원, 해외 12개 기업에 4억1,9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예산에 '농생명 그린바이오 클러스터' 조성

도는 국가산단에 도전했지만 농지 잠식 우려 등으로 제외된 예산에 대안으로 '농생명 그린바이오 클러스터'를 조성키로 했다. 이미 예산군 삽교읍 사교리 일원 165만㎡ 부지에 내년부터 2028년까지 3,940억 원을 투입해 스마트팜,그린바이오, 6차 산업화단지를 연계해 대규모 첨단 농업 단지를 조성하는 밑그림을 마련한 상태다.

스마트팜은 충남도가 청년과 연계해 지속가능한 농업 발전을 위해 추진하는 민선8기 핵심 과제 중 하나다. 도는 스마트팜 단지를 자가형·기업형·청년임대형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조성해 충남 농업의 혁신 성장을 선도하는 거점으로 만들 방침이다.

그린바이오 지원단지는 작물에서 식품·바이오 원료를 추출해 농업기술을 연구·개발하는 벤처캠퍼스, 식품연구 기반 등을, 6차산업화단지에는 첨단농업을 통한 원료 생산과 관련 기술을 연구하고, 가공하는 대기업이나 첨단 바이오 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그린바이오 클러스터의 핵심역할을 할 벤처캠퍼스는 특화된 연구·제작용 장비·공간, 창업보육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는 벤처 육성 전문시설이다. 도는 정부 공모에 '천연물 소재 콘센트로 약초 생산 전용 첨단농장(생산), 공공바이오파운드리(연구·시험생산) 등을 특화한 사업을 신청할 예정이다. 공모에 선정되면 2026년까지 231억원을 들여 농생명 클러스터 내에 총 1만1,198㎡ 규모로 벤처캠퍼스를 유치할 계획이다.

벤처캠퍼스 유치·육성에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도 힘을 보탠다. 백 대표는 지난달 11일 도·예산군과 관련 협약을 맺고, 벤처 캠퍼스 입주 기업의 사업화 지원부터 투자유치, 상장까지 가는 로드맵을 설계를 지원키로 했다.

김 지사는 협약식에서 "벤처캠퍼스는 제품개발, 실증, 마케팅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거점 기관으로, 그린바이오 산업 생태계 육성을 위해 반드시 유치해야 하는 시설"이라며 "백 대표와 더본코리아에서 힘과 지혜를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백 대표는 "미래 먹거리 대안으로 떠오른 그린바이오 사업에 평소 관심이 많았다"며 "협력 파트너로서 식품 연구·개발과 제조사업, 더본코리아 브랜드를 통한 마케팅, 광고 활동 등 도울 일이 있으으면 적극 돕겠다"고 화답했다.

김 지사는 "농생명 그린바이오 클러스터를 생산·가공·서비스·연구가 융복합된 새로운 농업 선도 모델로 만들 것"이라며 "예산군과 협의해 올해 사업에 착수하는 등 조기에 가시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