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 더 올라?"... 구제역에 한우도매가 급등, 물가 불안 우려

입력
2023.05.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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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급 한우, 구제역 직전보다 9.3% 올라
정부 "공급 충격 줄 만큼 살처분 없을 것"
다른 가축·농장 확산 시 물가에 악영향

충북 청주·증평에서 계속되는 구제역 확진으로 소고기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구제역 전국 확산 가능성을 낮게 본 정부는 고깃값 급등 전망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돼지도 전염되거나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으면 물가 반등의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21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1등급 한우 고기 도매가격은 ㎏당 1만4,395원(19일 기준)으로, 구제역 발생(10일) 직전(㎏당 1만3,170원·9일)보다 9.3% 뛰었다. 4년여 만에 구제역이 발발한 이후 ㎏당 1만4,000원을 넘더니 8~10번째 감염 농가가 나온 16일 1만5,000원을 돌파했다. 이날 기준 구제역 감염 농가는 한우 10곳, 염소 1곳 등 11곳이다.

주무부처 농림축산식품부는 백신 접종을 계속해 온 만큼 구제역이 전국으로 퍼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 살처분과 강도 높은 방역 조치가 이뤄지면서 축산물 가격이 급등한 과거 ‘구제역 사태’가 반복될 가능성은 적다는 얘기다. 전국에서 소·돼지 348만 마리를 살처분한 2010~2011년 구제역 사태 당시 돼지고기 가격은 40% 이상 뛰었다.

김인중 농식품부 차관은 최근 “구제역 방역을 살처분 정책에서 백신 정책으로 전환한 후 2014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구제역이 발생했지만 공급에 큰 영향을 줄 정도로 살처분을 한 적은 없다”며 “백신을 계속 접종하고 있어서 살처분 두수가 공급에 큰 충격을 줄 정도로 많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전국 소·돼지 등 우제류(발굽이 두 개로 갈라진 동물) 농장을 대상으로 구제역 백신 긴급 접종을 마쳤다. 구제역이 발병한 충북 청주 한우농장의 구제역 바이러스 항체생성률(2022년 기준)은 97.0%, 증평은 98.5%다. 이와 함께 30일까지 구제역 확진 지역(충북 청주·증평)을 포함해 대전과 세종, 충북 괴산·보은·진천·음성, 충남 천안 등 인근 7개 시·군의 소 반입·반출도 제한했다. 구제역 바이러스가 농가에서 농가로 번지는 수평전파를 막기 위한 조치다.

다만 일부 농가 중심으로 백신 부실 접종 가능성이 제기된 부분은 걱정이다. 코로나19 방역조치 종료 이후 야외활동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육류 공급이 줄어들 경우 전기요금 인상과 함께 하향세인 물가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지난달 축산물 물가(-1.1%·전년 동월 대비)는 올해 2월부터 세 달 연속 떨어졌다. 석유류 가격마저 낮아진 덕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3.7%)은 14개월 만에 3%대로 내려왔다.


세종=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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